아프간 카불 검문소서 검색하는 탈레반 보안요원 |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지난해 대규모 교전을 벌인 뒤 불안한 휴전 상태를 이어온 파키스탄과 이웃나라 아프가니스탄이 4개월 만에 다시 무력 충돌한 배경에는 극단주의 무장단체가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아프간 탈레반 정권이 양국 국경 인근에서 무장단체의 활동을 묵인하고 있다고 몇 년째 계속 주장했고, 이를 줄곧 부인한 아프간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결국 다시 충돌이 벌어졌다.
27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밤 아프간 탈레반 정권은 국경 지역에서 파키스탄을 공습했다. 몇 시간 뒤 파키스탄도 군사적 대응에 나서면서 결국 양국은 무력 충돌을 했다.
아프간 국방부는 6개 주에 걸친 국경 지역에서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고, 이후 파키스탄의 맞대응으로 아프간에서는 수도 카불을 비롯해 남부 칸다하르주와 동부 파크티아주가 공격받았다.
이번 무력 충돌로 인한 초기 사상자 수를 놓고 양국은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다.
아프간 국방부는 파키스탄 군인 55명이 사망하고 일부 시신을 아프간으로 이송했다며 다른 여러 명도 생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프간에서는 8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파키스탄 정부는 자국군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며 아프간 탈레반 133명을 사살했다고 맞섰다.
양국의 이번 무력 충돌은 지난해 대규모 교전 이후 4개월 만이다. 두 차례 무력 충돌 모두 불씨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파키스탄탈레반(TTP)였다.
지난해 10월 파키스탄군은 TTP 지도부를 겨냥해 아프간 수도 카불을 먼저 공습했고, 아프간 탈레반군이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양측에서 70여명이 숨졌다.
양국은 같은 달 휴전협정을 맺고 이후 평화 회담도 여러 차례 열었으나, 최종 합의는 하지 못한 채 최근까지 휴전 상태를 유지했다.
그러나 휴전 후에도 파키스탄에서는 TTP 조직원들의 테러로 인명 피해가 잇따랐고, 결국 파키스탄은 지난 22일 TTP와 이슬람국가(IS) 아프간 지부 격인 IS 호라산(ISIS-K)의 근거지와 은신처 등 아프간 국경 일대 7개 지점을 공습했다.
이번에는 아프간이 보복 선제공격에 나서자 파키스탄도 맞불을 놓으면서 다시 무력 충돌로 번졌다.
수니파 이슬람 무장단체가 모여 결성된 극단주의 조직인 TTP는 파키스탄 정부 전복과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에 따른 국가 건설을 목표로 한다.
2007년 파키스탄 북서부에서 활동하던 여러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단체가 모여 결성됐다.
이들은 아프간 탈레반과는 다르지만, 비슷한 이념을 공유하며 오랫동안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아프간에 주요 은신처를 둔 채 파키스탄으로 오가며 각종 테러 활동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과 아프간 탈레반 정권이 처음부터 사이가 나빴던 것은 아니었다. 과거에는 오히려 파키스탄이 아프간 탈레반을 지원하기도 했다.
2021년 미국이 아프간에서 철수하자 파키스탄은 오랜 앙숙인 인도를 견제할 수 있는 강력한 이슬람 동맹국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아프간 탈레반 정권이 파키스탄의 기대만큼 협조하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그동안 파키스탄은 아프간 탈레반 정권이 국경 인근에서 무장단체의 활동을 묵인하고 있다고 줄곧 비판했고, 아프간은 이를 부인했다.
실제로 비영리 연구기관인 '무력충돌위치·사건자료 프로젝트'(ACLED)에 따르면 2022년 이후 해마다 무장단체의 공격이 늘었다. TTP뿐만 아니라 파키스탄에서 활동하는 분리주의 무장단체 발루치스탄해방군(BLA)의 공격도 증가했다.
이날 카와자 아시프 파키스탄 국방부 장관은 "아프간이 전 세계 테러리스트들을 모아 테러를 수출하기 시작했다"며 "우리 인내심은 바닥났고 이제 공개적인 전쟁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사실상 핵보유국'인 파키스탄은 군사력 측면에서 아프간을 압도한다.
아프간 탈레반군은 17만2천명으로 현역군이 60만명을 넘는 파키스탄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친다.
또 아프간 탈레반군은 항공기 6대와 헬기 23대를 보유하고 있지만 공중전이 가능한 전투기는 전혀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파키스탄은 전투기 450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장갑차도 6천대 넘게 갖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지난 22일 파키스탄 공습받은 아프간 동부 낭가르하르주 |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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