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 3차 핵 협상이 본격화됐다. 미국은 이란에게 ‘핵 무기 완전 포기’라는 강경한 입장을 내세우는 반면, 이란은 대규모 석유·천연가스 개발권 등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시하며 맞서고 다. 양측의 온도차가 극명한 가운데 이번 회담이 사실상 군사 충돌 전 마지막 외교적 기회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관심이 집중된다. 미국은 2003년 이라크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의 군사력을 중동에 집결시키며 이란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에 나선 상태다.
26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오만의 중재 아래 협상에 돌입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미국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 재러드 쿠슈너는 이날 오전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교장관의 중재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알사이디 장관은 “창의적이고 긍정적인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있다”며 “더 많은 진전이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이 미국과 무력 충돌을 피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기 위해 대규모의 석유·천연가스 개발권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이용하는 것”이라며 “이번 거래가 ‘경제적 대박’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란이 개발권을 제안하는 것은 협상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미국의 군사 공격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포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첨단 전투기 F-22 랩터를 중동에 파견하는 등 이라크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의 군사력을 집결시키며, 핵 협상 결렬 시 “나쁜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해 군사 행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미국이 이란의 협상 카드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미국은 지속적으로 이란의 핵 무기 포기를 종용해 왔다. 이란은 약 400㎏으로 추정되는 60% 농축 우라늄을 희석해 5%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미국은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또 미국은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제한, 중동 내 친이란 무장조직에 대한 지원 중단까지 논의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한 반면, 이란은 핵 프로그램에 한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이 이날 강경한 입장을 재차 피력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전쟁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한적 군사 공격 가능성을 거듭 언급한 데 대해, 이란은 “소규모 공격이라도 전면전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행정부 내 강경파와 공화당 의원들이 위트코프·쿠슈너 두 특사에게 “미온적 합의로 비판받을 수 있는 타협안에는 동의하지 말라”고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협상단은 이란이 3대 핵시설을 해체하고 남아있는 모든 농축 우라늄을 미국에 넘겨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체면치레를 위해 이란의 극소량 우라늄 농축을 허용하는 방안을 고려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말했고,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은 “이란이 탄도 미사일에 대한 논의를 거부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이란 군사 전문가인 사이드 골카르는 “이번 협상이 실패한다면 미국은 외교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군사적 수단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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