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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올인' 전략 접는다…럭셔리카 브랜드, 하이브리드로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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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체스코 스카르다오니 람보르기니 아태지역 총괄이 23일 경기 김포시 한국타임즈항공에서 열린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레부엘토'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뉴스웨이 권지용 기자]

포르쉐와 벤틀리 등 주요 럭셔리 브랜드가 전기차 전략을 잇달아 수정한 데 이어 람보르기니까지 첫 순수 전기차 출시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한때 '전동화 선도'를 외치던 럭셔리 브랜드가 일제히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다. 고가 전기차 시장의 수익성 둔화와 예상보다 미지근한 소비자 반응이 맞물리면서 무리한 전환이 오히려 브랜드 가치와 마진 구조를 훼손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각) 폭스 비즈니스 등 외신에 따르면 스테판 윙켈만 람보르기니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2028년 출시 예정이었던 전기차 '란자도르' 개발을 중단하고 해당 라인업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윙켈만 CEO는 "람보르기니가 만든 전기차 수요는 사실상 제로(0)에 가깝다"며 "전기차 개발은 회사에 비용이 많이 드는 취미(expensive hobby)가 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슈퍼카에 기대하는 '감정적 경험'과 '엔진 사운드의 연결'을 현재의 전기차 기술로는 구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람보르기니는 가능한 오랫동안 전통적인 내연기관의 감성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전동화 흐름을 반영한 PHEV를 유지할 전망이다.

럭셔리 브랜드의 탈(脫)전동화 흐름은 꾸준히 이어졌다. 포르쉐는 전기차 수요 둔화와 수익성 악화로 2030년까지 전체 판매의 80%를 전기차로 전환하려던 계획을 철회하고,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모델을 병행하는 전략으로 수정했다. 특히 전기차로 계획했던 2인승 스포츠카 718 박스터/카이맨과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코드명 K1)은 기존 전기차에서 하이브리드로 파워트레인을 변경할 가능성이 높다.

벤틀리도 2030년까지 전 모델을 전기차로 바꾸겠다고 했던 '비욘드 100' 계획을 2035년으로 5년 연기했고, 첫 전기 SUV 출시 계획도 미룬 상태다. 당분간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를 이어간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전기차 전용 라인업이었던 'EQ' 브랜드를 폐기하고 S클래스 등 기존 모델의 파워트레인을 세분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럭셔리 브랜드의 이 같은 전략 선회는 단순한 개별 기업 판단을 넘어 무리한 전동화가 자칫 자동차 산업 전반의 수익 기반을 흔들 수 있다는 현실을 자각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럭셔리 완성차 업계는 무거운 배터리를 싣고도 고도의 핸들링을 구현해야 하는 기술적 난제, 소프트웨어 오류, 배터리 공급망 문제 등이 겹치면서 개발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정책 환경도 미묘하게 달라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전면 금지하겠다는 기존 방침에서 사실상 한발 물러선 상태다. 최근에는 신차 평균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당초 계획보다 완화하는 방향의 개정안을 내놓으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

당초 2035년 이후 전기차만 허용한다는 강경 기조와 달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 저탄소 내연기관 차량에 일정 부분 여지를 두는 방안이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정책 당국 역시 산업 경쟁력과 고용 충격을 동시에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한다.

결국 완성차 업체들은 규제 리스크와 시장 수요, 수익성이라는 세 가지 축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국면에 들어섰다. 전동화의 방향성은 유지하되, 속도와 방식은 보다 유연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권지용 기자 senna@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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