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백화점들이 밀려드는 외국인 손님들로 연일 북적이며 새로운 ‘K쇼핑 성지’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됐던 외국인 관광객들이 부산으로도 눈길을 돌리면서 이 지역에서 쇼핑을 즐기는 수요도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에 백화점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현장을 찾을 정도로 부산이 백화점 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현석 롯데백화점 대표는 최근 부산본점, 광복점, 동래점 등 부산 지역 주요 점포를 순회하며 현장 경영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정 대표의 이번 방문이 최근 외국인을 중심으로 빠르게 상승하는 부산 지역의 매출 성과에 주목하고, 직접 일선 직원들을 격려하는 등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의 지난해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40% 증가하며 수도권 대표 점포인 서울본점(30%)과 잠실점(18%)의 성장세를 훌쩍 뛰어넘었다. 다른 백화점의 경우도 부산 지역의 외국인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커넥트현대 부산의 지난해 외국인 매출은 70% 늘었고,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은 외국인 매출 증가율 135%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백화점의 외국인 쇼핑 매출이 늘어난 핵심 원인으로, 그동안 수도권에 집중됐던 방한 관광객 수요가 부산으로 확대된 것을 꼽는다. 부산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25% 늘어난 약 364만 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를 찾은 전체 외국인 관광객 증가율(15.7%)에 비해서도 높은 성장세다. 대한민국을 방문한 전체 외국인 관광객(1893만 명) 5명 중의 1명 꼴로 부산을 찾은 셈이다.
특히 대만(69만 명), 중국(57만 명), 일본(54만 명), 미국(25만 명) 등 구매력이 높은 국가에서 부산을 많이 찾았다. 부산 방문 외국인 관광객들이 사용한 전체 지출액은 1조 531억 원에 달했는데, 이 중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이 52%에 육박했다. 이처럼 외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에 지출을 많이 하는 가운데, 특히 백화점으로 발길을 향하는 이유는 한국의 최신 트렌드를 가장 압축적으로 즐길 수 있는 ‘필수 관광 코스’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백화점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행 시간이 한정적인 관광객들에게 백화점은 단순히 쇼핑을 하는 공간을 넘어 K푸드와 K뷰티 등 K컬처를 한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종합세트’로 인식되고 있다”며 “여기에 글로벌 VIP 고객을 타깃으로 한 프리미엄 마케팅과 특화 서비스도 큰 인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올해 부산 백화점 업계의 외국인 매출 전망은 더욱 밝다. 대한항공, 제주항공 등 기존 항공사의 타이베이 노선에 이어 최근 진에어가 김해국제공항과 대만 타이중을 잇는 직항 노선을 신설하는 등 부산의 접근성이 대폭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 일본의 갈등 여파로 일본 대신 부산을 찾는 중국발 크루즈선도 늘고 있다. 여기에다 6월 방탄소년단(BTS)의 월드투어 부산 개최 등 초대형 K컬처 이벤트까지 겹쳤다. 이러한 호재들로 대거 유입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자연스럽게 지역 백화점으로 이어지며 올해 매출 상승세는 한층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김경택 기자 tae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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