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롤드 로저스(가운데) 쿠팡 한국법인 임시대표가 23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연방하원 건물인 레이번 빌딩에서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가 개최한 쿠팡 사태 관련 비공개 증언청취(deposition) 절차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
[파이낸셜뉴스]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가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전방위 조사를 두고 7시간에 걸친 고강도 비공개 조사를 진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직후 무역법을 내세워 징벌적 관세 부과 입장을 밝힌 상황이라 미 하원의 쿠팡 조사가 향후 한국에 대한 관세 정책의 방아쇠가 될지 주목된다.
미 하원 법사위는 23일(현지시간)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대표를 소환해 비공개 의견 청취를 진행했다. 이날 오전 9시 42분께 입장한 로저스 대표는 오후 5시까지 점심시간도 아끼며 샌드위치 도시락을 반입할 정도로 장시간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사위 측은 한국 내 11개 정부 기관이 참여한 조사가 최근 트럼프 행정부와 맺은 무역 합의를 위반한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인지 집중적으로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법사위 대변인은 조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향후 공개 청문회나 입법 조치 가능성에 대해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있다(Everything is on the table)"고 밝혔다. 이번 사안이 단순 기업 이슈를 넘어 향후 한미 통상 관계에서 공식 쟁점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쿠팡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의회 증언을 초래한 한국에서의 상황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건설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데 여전히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로버트 포터 쿠팡Inc 글로벌 대외협력 최고 책임자(CGAO)는 같은 성명에서 "쿠팡이 미국과 한국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며 양자 경제 관계 개선을 돕고, 안보 동맹을 강화하며 무역과 투자를 가속화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는 미 의회의 강경 기류가 자칫 한미 통상 갈등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중재 노력을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랍 포터 CGAO는 트럼프 1기 백악관 선임비서관 출신으로, 국제 무역·통상 정책을 담당한 인물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터가 전면에 나섰다는 것은 이번 사안을 워싱턴 정가 차원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이 나오자 무역법 301조를 활용해 자국 기업에 차별적 조치를 취한 국가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쿠팡 조사가 무역법 301조 조사의 ‘결정적 사례’로 활용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쿠팡의 미국 투자사들은 한국 정부의 "부당하고 차별적인 행동"을 주장하며 트럼프 행정부에 301조 조사 개시를 청원한 바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에 대한 11개 한국 기관의 전방위 조사가 무역법 301조 적용의 근거가 될 경우 복잡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쿠팡으로서도 이번 사태가 양국 통상관계에 악영향이 미치는 걸 바라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