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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무부, 배터리·전력망 등 6대 산업에 ‘안보 관세’ 부과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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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법 판결 난 상호관세 대안 만들기
동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대법원 관세 판결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2.21.[워싱턴=AP/뉴시스]


자신의 핵심 정책인 상호관세에 대해 미국 대법원으로부터 위법 판결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를 대체하기 위해 여러 무역법을 적용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 작업은 미무역대표부(USTR)와 상무부를 주축으로 전개되고 있는데 USTR은 무역법 301조, 상무부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기반으로 관세 부과 근거를 만들 것으로 전해졌다. 301조는 상대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해, 232조는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수입 품목에 대해 보복 조치를 허용한다.

● 배터리 등 6대 산업에 관세 부과 검토

23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가 좌절되자 이를 대체할 새로운 관세 근거 만들기 작업에 돌입했다.

WSJ은 “상무부가 232조를 근거로 한 새로운 국가 안보 관세를 검토 중”이라며 “대용량 배터리, 주철 및 철제 부속품, 플라스틱 배관, 산업용 화학물질, 전력망, 통신 장비 등 6대 산업 분야를 부과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은 “6개 산업에 대한 새로운 세금은 새로 생긴 15%의 글로벌 세금과는 별도”라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대형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등을 해 온 ‘K-배터리’와 변압기 등 전력 장비 수출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 안보에 위험이 된다며 232조에 근거해 철강, 알루미늄, 구리, 자동차, 트럭 및 자동차 부품과 같은 분야에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또 이미 반도체, 의약품, 드론, 산업용 로봇, 태양광 패널에 사용되는 폴리실리콘 등 9개 산업에 대해 관세 부과를 목표로 조사를 진행해 왔다.

WSJ은 “상무부가 진행 중인 관세 조사 결과가 언제 발표될지, 또 최종적으로 관세가 언제 부과될지는 알 수 없지만 대법원의 위법 판결이 이들 조사를 가속화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232조를 활용하기 위해 선행돼야 하는 조사는 통상 1년여가 걸리지만, 일단 관세 부과가 결정된 뒤에는 재조사 없이도 대통령의 권한으로 관세율을 바꿀 수 있는 게 특징이다.

● USTR도 새로운 관세 근거 마련 총력

USTR은 상호관세 위법 판결이 난 당일 즉시 301조에 기반한 조사 확대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자국) 소비량보다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하는 나라들의 과잉 생산 능력과 관련된 조사를 시작할 것”이라며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아시아 국가들을 타깃으로 할 것임을 시사했다.

또 성명을 통해 과잉 생산 외에도 강제 노동, 의약품 가격 책정, 미국 기술 기업에 대한 차별, 해양 오염, 해산물 및 쌀에 대한 불공정 무역 관행 등 다양한 무역 문제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최근 논란이 돼 온 쿠팡 사태가 ‘미국 기술 기업에 대한 차별’과 관련한 조사에서 문제 제기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NYT는 “행정부는 신속하고 강력한 관세 부과를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만족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이제 관건은 새 무역법에 따른 관세가 기존과 얼마나 유사하게 재현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관세 체계가 완전히 다른 승자와 패자를 만들어낼 것인지”라고 진단했다.
실제 이번에 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가 위법으로 무효화되고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15%의 글로벌 관세가 도입되면서 각 나라 간에는 희비가 크게 교차했다. 122조는 모든 나라에 동일한 관세를 부과토록 하기 때문에 기존 상호관세율이 15%보다 높았던 나라는 유리해지고 낮았던 나라는 불리해진 탓이다.

예컨대 앞서 10%의 관세를 적용받았던 호주와 러시아 등은 관세가 15%로 오르면서 5%의 추가 관세를 더 부담하게 됐다. 반면 브라질(50%), 미얀마 (40%), 캐나다(35%), 멕시코(25%)를 비롯해 펜타닐 관세 포함 20% 관세를 적용받아 온 중국 등은 15% 관세 적용으로 오히려 관세가 줄어들게 됐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대만, 유럽연합(EU) 등은 기존과 관세율이 동일했다.

한편, 이날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고문은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때로는 패배처럼 보이는 일이 전략적인 승리로 판명되기도 하는데 이번 대법원 판결이 바로 그런 사례”라며 “법원은 IEEPA에 의한 관세 부과가 잘못됐다고 했지, 관세 자체나 다른 무역법에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대법관들이 무역 정책의 한쪽 문을 닫았을 뿐, 반대편은 활짝 열어둔 것”이라며 “미국의 무역 정책은 단지 재조정됐을 뿐이며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를 막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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