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과 매매보다 '증여성 저가거래' 늘수도
정부 "증여성 거래, 자금 흐름 더 꼼꼼히 봐"
오는 5월9일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다주택자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다주택자는 매도 혹은 보유, 조기에 자녀에게 증여하는 선택지 등이 있다. 다만 증여는 세 부담이 만만치 않아 절세를 위한 증여성 거래로 불리는 저가 양도 형태의 거래가 늘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24일 우병탁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에게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실거래가 사례를 바탕으로 2주택자의 양도와 증여에 따른 납부 세금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보유 기간 5년을 기준으로 9억원가량의 세 부담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타워에서 바라본 송파 헬리오시티 모습./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국토교통부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2일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99㎡ 9층 물건이 23억8200만원에 중개사를 통해 거래됐다. 동일 면적(12층) 직전 거래가인 30억원을 시세로 본다면 이에 비해 6억원 이상 저렴하게 팔렸다. 지난 2020년 동일 면적 동일 층(9층) 건물의 실거래가는 19억7000만원이다. ▷관련기사: 헬리오시티 시세보다 6억 낮게 거래? 국토부도 놀라(2월22일)
이 아파트를 5년 전 19억7000만원에 취득해 23억8200만원에 판 A씨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A씨가 이 집을 자녀에게 단순 증여했을 때 직전 거래가인 30억원이 시세라면 자녀가 내야 할 세금은 9억5060만원이다. 직계존속 공제 5000만원과 출산·결혼 등에 따른 공제액 1억원을 모두 더한 결과다. 여기에 취득세는 3억7200만원이다. 취득세와 증여세의 합은 13억2260만원에 달한다.
반면 자녀에게 23억2000만원에 저가양도했다면 경우 세 부담은 확 낮아진다. 현행 세법상 시가보다 30%, 또는 3억원 이상 낮은 가격에 거래한 경우 그 차액을 증여로 본다. 반대로 이 기준을 넘지 않으면 양도 차익에 따른 세금만을 부담하면 된다. 이에 따른 양도세만은 9135만원에 불과하다.
다만 시세의 5% 또는 3억원 이상 낮은 금액으로 매매한 저가 양도는 과세 당국에서 소득세법에 따라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
부당행위계산 부인은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로 조세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한 경우다. 그 거주자의 행위 또는 계산과 관계없이 해당 과세 기간의 소득금액을 계산하는 걸 의미한다. 특수관계인 간 거래에서 기준 이상으로 저렴하게 매도한다면 시세에 맞춰 양도세를 다시 계산해 추가 징수한다는 의미다. 시세는 그간의 실거래가나 감정평가 등을 통해 정한다.
직전 거래가인 30억원을 시세로 한다면 23억2000만원에 팔았어도 30억원을 기준으로 양도소득세를 부과한다. 이에 따라 양도세는 3억4009만5000원이다. 다만 자녀가 낼 취득세는 23억2000만원에 대해 부과하므로 7656만원이다. 취득세와 부모가 납부할 양도세의 합은 4억1870만1000원이다. 증여와 비교했을 때 세 부담 차이가 9억389만9000원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3억원 이상 낮은 가격에 거래했기 때문에 3억8000만원에 대한 증여세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56000만원의 증여세가 붙는다.
시세인 30억원에 맞춰 자녀에게 팔았어도 양도 거래가 증여에 비해 세금을 덜 낸다. 양도세는 동일하다. 다만 자녀가 30억원에 대한 취득세를 내야하기 때문에 취득세 부담은 는다. 이 경우 자녀가 낼 취득세는 9900만원이며 양도세와 취득세의 합은 4억3909만5000원이다.
저가 양도는 양도세 절감보다 증여 절세 효과가 크다. 시세 대비 지나치게 저렴하게 팔린 거래를 증여성 거래로 보는 이유다.
우병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저가 양도는 양도세를 줄이는 효과는 미미하지만 증여보다는 세금 절감 효과가 크다"며 "5월9일에 가까워질수록 제3자에게 처분(매도)을 하지 못한 경우 특수관계인 간 저가 양도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오는 5월9일부터는 조정대상지역 소재 주택을 파는 다주택자의 경우 기본세율의 20%포인트에서 최대 30%포인트의 중과세율을 적용 받는다. A씨가 양도세 중과 시행 이후 30억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하거나 저가 양도를 하더라도 시세 변동이 없다면 내야할 양도세만 6억6392만원으로 불어난다.
다만 증여성 거래는 정부에서 자금조달 계획과 실제 돈이 오가는 과정 등을 더 꼼꼼히 들여다본다. 우 전문위원은 "특수관계인 간 허위로 대금을 수수할 경우 증여로 과세하게 되고 거래대금을 양도인이 양수인에게 다시 돌려주는 행위 등은 엄격히 금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특히 양도세 중과 유예 일몰을 전후로 편법 증여와 다운계약 의심 거래 등 이상 거래에 대한 조사를 강화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양도세 중과 시행 전후로 편법 증여로 비춰질 수 있는 부분은 철저히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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