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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가안보 명분 ‘대형배터리·철제부품·화학물질’에 신규관세 부과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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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 6개 분야 대상
경향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새로운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핵심 관계자들은 신규 관세가 대형 배터리·주철 및 철제 부품·플라스틱 배관·산업용 화학물질·전력망·통신장비 등 6개 산업 분야를 대상으로 할 전망이라고 WSJ에 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발표한 15% 글로벌 관세와는 별개의 조치로,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WSJ는 1962년 도입된 무역확장법 232조에는 미국 대통령은 특정 품목의 수입이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할 경우 관세 부과 등 적절한 조치를 통해 수입을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최종적으로 어떤 관세가 언제될지는 현재로서는 확실하지 않다.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안보 위협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최장 270일간 미 상무부 조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일단 관세가 시행되고 나면 세율 등 세부 내용은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변경할 수 있다고 WSJ은 전했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의 국가 및 경제 안보 수호는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의 최우선 순위이며, 행정부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모든 합법적인 권한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국가안보 관세’는 트럼프 행정부 관세정책의 핵심이었던 국가별 상호관세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카드다.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관세는 대법원에서 위법 판결을 받은 상호관세와 달리 특별한 법적 논란 없이 유지된 만큼, 상호관세 중단에 따른 세수 감소를 대체할 수단이 될 수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철강·알루미늄·구리 등 원자재는 물론 소비재까지 광범위하게 관세를 적용한 바 있다. 반도체·드론·산업용 로봇·의약품 등 9개 분야에서도 추가 관세 부과를 위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관련 조사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기존 관세 부과 방식을 개정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관계자들이 WSJ에 전했다.

철강·알루미늄 제품을 금속 함량에 따라 그룹별로 분류해 차등 관세율을 적용하되, 철강·알루미늄 가격이 아닌 제품 가격 전체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표면적인 관세율은 낮아질 수 있지만, 과세표준 자체가 올라가면서 실제로 납부해야 할 금액은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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