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사모펀드 블루아울 캐피털이 운영하는 펀드 중 일부가 최대 35%의 손실을 볼 것으로 추산됐다. 최근 블루아울은 정보기술(IT) 업종 사모대출에 투자를 늘려왔다. 블루아울 캐피털은 최근 사모대출의 건전성 우려 속에 환매를 중단하고 자산 매각을 추진 중이며, 주가는 13개월 새 60% 이상 급락했다.
23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헤지펀드 운용사 보아즈 와인스타인은 지난주 블루아울 캐피털에 비상장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인 ‘블루아울 캐피털코프 II(OBCD II)’와 기타 블루아울 펀드 지분을 20~35% 할인된 가격에 매입하겠다고 제안했다.
블루아울 캐피털은 사모대출에 강점을 가진 사모펀드 운용사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와 기술 업종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다. 그러나 최근 사모대출 건전성 우려와 ‘AI 버블 논란’이 이어지며 블루아울 캐피털의 주가는 1년 새 반토막 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 건전성 규제가 강화되자 블루아울 캐피털을 비롯한 사모대출 운용사들은 자금 수급의 빈틈을 파고들었고, 그 결과 사모대출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했다. 비은행 금융기관이 기업 등에 자금을 빌려주는 사모대출은 은행 대출보다 금리가 다소 높지만, 자금 집행이 빠르고 조건이 유연하다는 점이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말 기준 사모대출 시장은 1조 800억 달러(약 2340조 원)까지 늘었다. 그러나 은행과 달리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는 데다 투명성이 낮아 위기에 취약하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그중에서도 일반 투자자들이 투자할 수 있는 BDC의 매도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속화되고 있다. BDC는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중견 기업에 고금리 대출을 제공하고, 이자 수익을 배당으로 돌려주는 구조로 설계된 상품이다. 일반 주식처럼 시장에서 매매가 가능하며, 비상장 BDC도 분기마다 환매를 신청할 수 있다. 분기별 환매 조건은 문제가 없지만, 환매 신청이 반복적으로 한도를 초과하는 순간 자산의 만기 구조와 투자자의 현금 회수 기대 목표 사이의 괴리감이 벌어진다.
이 상품들은 지난해 기준금리 하락에 따른 대출 이자 수익이 감소하며 큰 손실을 기록했고, 부실대출에 따른 손실이 겹치며 타격을 입었다. 니혼게이자이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4분기 기준 주요 15개 비상장 BDC의 환매 규모는 63억 8000만 달러(약 9조 2000억 원)로 전년 대비 5.8배 늘었다.
블루아울 캐피털을 시작으로 사모대출 시장이 휘청이는 가운데 일반 투자자들에게까지 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8월부터 미국 대표 퇴직연금 계좌인 ‘401(k)’에 사모펀드도 담을 수 있게 규제를 완화하며 사모대출 운용사들이 14조 달러에 달하는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401k에서 사모펀드, 부동산, 암호화폐 및 기타 대체자산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블랙스톤, KKR, 칼라일그룹 등은 다양한 상품들로 401k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블루아울 캐피털은 19일을 기점으로 OBCD II 환매를 영구 중단했다. 앞서 블루아울 캐피털은 지난해 11월 운용 중인 3개 펀드 중 OBCD II를 뉴욕증시에 상장 거래되는 블루아울의 또 다른 펀드 OBDC와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투자자 손실 우려로 철회했다. 이후 환매 및 부채 상환 자금 마련을 위해 3개 펀드에서 총 14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매각했다.
블루아울 캐피털이 환매를 중단한 당일 주가는 최대 10%까지 급락했고, 아레스 매니지먼트, 블랙스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등도 줄줄이 주가가 하락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 회사들은 올 들어 30%까지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원 은행위원회 민주당 소속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모대출 회사가 갑자기 투자자들의 자금 인출을 막고 있다”며 업계 감독 강화와 투명성 제고를 촉구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정신 차려야 한다”며 “미국인들의 은퇴 자금에 위험한 투자를 강요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블루아울은 현재 OBCD II 대출자산의 3분의 1을 매각하고 투자자 자금의 30%를 돌려주고 있다. 환매가 가능했을 때는 분기마다 신청한 주주들에 한해 순자산의 5%로 인출을 제한으나, 환매가 금지된 뒤 전체 주주에게 6배 많은 자본을 돌려주고 있는 셈이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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