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의 주된 영업 대상을 중견기업까지 확대하고, 자산규모별 소유 규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계획을 내놨다. 저축은행에도 독자적인 체크카드를 취급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현재 적용 중인 방송광고 시간 규제는 폐지할 방침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3일 저축은행 최고경영자(CEO) 정책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저축은행 건전 발전방안’을 공개했다.
금융위는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위해 저축은행이 주된 영업 대상을 서민,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까지 확대하도록 유도한다. 현재 상호저축은행법상 저축은행은 신용공여 총액 대비 영업구역 내 개인·중소기업 여신 비율을 수도권 50%, 지방 4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는데 앞으로는 이 여신 비율에 중견기업도 포함된다.
자산 1조원 이상 중·대형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법인 및 개인사업자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법인은 120억원에서 140억원으로, 개인사업자는 60억원에서 70억원으로 빌려줄 수 있는 한도가 커진다.
다만 당국은 과거 저축은행 부실 사태를 고려해 건전성 관리체계도 개선한다. 자산 5조원 이상 대형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향후 시장 위험과 운영 위험까지 더해 자본을 더 쌓게 하는 등 은행 수준의 BIS(국제결제은행) 비율 산정방식을 선별적·단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일부 대형 저축은행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고위험 자산에 대한 리스크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저축은행들이 건전한 소유·지배구조를 구축하도록 자산규모별 소유규제도 도입한다. 자산이 20조원을 넘어서면 대주주 지분보유 한도를 50%로 제한하고, 30조원이 넘으면 34%, 40조원 넘으면 15%로 제한하는 방안이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 제도는 일부 완화된다. 최대주주·주요주주의 특수관계인 중 주식을 10% 미만으로 보유한 개인은 심사 대상인 특수관계인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당국은 저축은행이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새 영업 기회를 부여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현재 저축은행은 저축은행중앙회와 업무를 공동으로 하는 경우에만 직불(체크카드)·선불(모바일 쿠폰 등) 전자지급수단을 취급할 수 있으나, 자산 5조원 이상의 대형사에 대해서는 독자적 직불·선불전자지급수단을 취급하도록 허용할 방침이다.
방송광고 시간대 규제도 완화한다. 저축은행들은 2015년 8월부터 평일 오전 7~9시와 오후 1~10시, 주말·공휴일 오전 7시~오후 10시에는 업계 자율규제로 저축은행 상품 광고를 금지한 바 있다. 하지만 당국은 소비자 선택권 강화를 위해 이 시간대의 광고도 허용키로 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12개사 저축은행 대표이사들은 이번 방안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저축은행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시의적절한 제도적 발판이 마련됐다”며 “이번 조치들이 안착될 수 있도록 금융당국과 협력하고 회원사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이번 방안에 담긴 과제들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며, 법 개정 이외 시행령이나 감독규정 사항은 올해 내로 신속하게 손질할 방침이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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