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사진) 산업통상부 장관이 29일(현지시간) 미국의 관세 재인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카운터파트너인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을 1시간가량 만났지만 바로 합의점을 찾지는 못했다. 두 사람은 30일 오전 다시 만나 면담을 이어가기로 했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5시께 워싱턴DC 상무부 청사에 도착했으며 러트닉 장관과 대화한 뒤 오후 6시24분께 청사에서 나왔다.
김 장관은 취재진에게 “많은 이야기를 했고 내일 아침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면서 “아직 결론이 난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관세 인상을 막았냐는 질문에 “그렇게 막다, 안 막았다 그런 이야기까지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관보 게재 일정도 이야기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이야기까지는 (안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날 러트닉 장관과의 면담에서 한국이 대미투자특별법을 비롯해 한미 간에 합의한 대미 투자를 이행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함을 설명하며 미국이 관세를 다시 올리지 않도록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트닉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받으며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무역 협상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왔다.
러트닉 장관은 전날 삼성전자가 워싱턴DC의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주최한 ‘이건희 컬렉션’ 갈라 행사에 참석했는데 축사를 하면서도 한국의 무역 합의 이행을 주문했다. 러트닉 장관은 대미 투자는 “선택(option) 사항이 아니다”라며 “한국 국회가 무역합의 이행을 위한 조치를 취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행사 참석자들이 전했다.
정부는 통상 라인을 총동원해 관세 위협 진화에 나섰다. 워싱턴DC에 급파된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30일(현지시간)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주요 인사들과 면담을 진행한다. 여 본부장은 출국에 앞서 “미국 정부와 의회의 상황을 파악하고 합리적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다각도로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발언의 배경에 대해 “한국 국회에서의 입법 과정으로 인해 당시 한미 간 합의한 내용이 잘 이행되지 않는다는 인상을 가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국회의 정치 상황, 그리고 미국과 다른 점 등 여러 가지 부분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고위급 협의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방침을 철회시키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미투자특별법의 국회 처리 여부를 두고 여야 이견이 이어지면서 정부가 계획한 다음 달 중 법안 처리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관세 인하의 조건으로 조속한 투자 집행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장관은 이번 방미 기간 러트닉 장관 외에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더그 버검 국가에너지위원장 등 트럼프 행정부 고위급 인사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대미 투자와 관련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미국 내 원자력발전소 건설 등 구체적인 투자 계획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선 “아시아로 천연가스를 수출하기 위한 알래스카 파이프라인 프로젝트에 착수했다”면서 “한국, 일본과 (무역) 합의를 타결하면서 전례 없는 수준의 자금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역점 사업으로 추진 중이지만, 한국 정부는 채산성 불확실성을 이유로 참여에 신중한 입장이다.
알래스카 천연가스 프로젝트는 1300여㎞의 가스관을 신설해 알래스카 노스슬로프의 천연가스를 앵커리지 인근 부동항 니키스키까지 운반해 아시아 등으로 수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배문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