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오는 5월 9일 종료하겠다는 의지를 연일 밝히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양도세 중과 등 세제 카드만으로 정부가 원하는 매물 공급과 집값 안정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주택자들이 이미 상당량 주택을 매각한 데다, 규제로 인해 매매가 쉽지 않아 움직임의 폭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28일 국가데이처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서울의 2주택 이상 보유자는 37만182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는 38만6019명에서 3.7% 감소한 수치다. 다주택자 규제가 본격화되고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선택하는 다주택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양도세 중과는 조정대상지역 내에서 주택을 매도할 때 다주택자에게 추가 세금을 내도록 하는 제도다. 기본세율(6~45%)에 더해 2주택자는 20%포인트(p),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p의 세금을 추가로 내야 한다. 최고 실효 세율은 82.5%까지 높아진다. 문재인 정부 시절 도입된 양도세 중과 제도는 윤석열 정부에서 매년 시행령 개정을 통해 유예해 왔다.
시장에서는 연이은 대책에도 집값 상승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세제 카드를 동원해 집값 안정화에 나서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주택자가 보유한 주택이 매물로 나온다면 주택 공급 부족으로 인한 불안 심리를 진정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중과 시행 이후 정부의 바람대로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시장에 나올지 불확실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시장의 흐름이 다주택에서 '똘똘한 한 채'로 변화하고 있고, 세금 부담보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기 때문이다.
과거 문재인 정부도 양도세 중과로 다주택자들을 압박하며 이른바 '절세 매물' 출회를 기대했지만, 오히려 버티기에 나선 다주택자들이 늘면서 매물 잠김과 거래절벽으로 집값이 급등했던 경험이 매도 결정을 미루는 '학습효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시적으론 다주택자 매물이 나오며 가격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대규모의 매물 출회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야 하는 부담이 커졌고, 집값 상승을 기대한 다주택자들이 보유세를 내며 '버티기'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다주택자의 매물이 일정 부분 시장에 나올 수는 있지만 규제로 인해 거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양도세를 감수하느니 보유하거나 증여로 선회해 오히려 매물이 잠기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김윤섭 기자 angks678@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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