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지역엔 축제가 넘쳐난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적극적인 관광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지자체의 몸부림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중구난방식 지역축제는 지자체 간 과열 경쟁이나 예산 낭비 등 다양한 부작용을 유발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지역축제의 비용 대비 효율성을 끌어올릴 방법은 없을까.
1214개. 지난해 전국에서 개최된 지역축제 개수다. 2022년(944개)에 비해 28.6% 증가했다. 관광객을 유치해 세수를 늘리고, 지방소멸도 늦출 수 있다는 지방자치단체들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지역축제가 여차하면 예산 낭비성 사업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이런 문제 제기는 2000년대 초반부터 끊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지역축제가 예산 낭비성 사업이 되지 않고, 바람직한 행사로 거듭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나라살림연구소가 문화체육관광부 '지역축제 정보 안내' 데이터를 토대로 지역축제의 비용효율성을 측정하고, 비용효율성이 양호한 지역축제들의 성공 요건을 살펴봤다.
이를 위해 광역지자체 중 지역축제 수와 예산이 가장 많은 경기도(2024년 기준)를 분석 대상으로 선정했다. 144개의 경기도 지역축제 중 방문객 실적 확인 불가능한 축제(47개), 국비 지원이 있어 비교가 어려운 축제(8개), 5가지 지역축제 유형(문화예술ㆍ전통역사ㆍ자연생태ㆍ주민화합ㆍ지역특산물) 중 비용효율성 평가에 부적합한 유형(전통역사ㆍ주민화합 25개)을 제외한 총 64개 지역축제 데이터를 활용했다. 방문객 실적은 '지역축제 정보 안내' 자료를 활용했다. 실집행액은 지방재정 365 '세부사업별 세출결산'의 사업별 지출액에서 추출했다.
비용효율성은 '지역축제 방문객 1만명당 투입된 실집행액'으로 측정했다. 해당 결괏값이 낮을수록 비용효율성이 좋다는 의미다. 실집행액을 기준으로 16개씩 4분위로 나눠 지역축제 규모별 비용효율성을 평가했다. 구간별 비교 신뢰도를 높여줄 수 있어서다.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우선 1분위(소규모) 지역축제 현황을 보자. 1분위의 비용효율성 평균치는 53.04였다. 16개 중 7개는 비용효율성이 평균치에 못 미쳤다. 소규모 지역축제 절반가량의 비용효율성이 나빴다는 거다. 평균 실집행액은 6720만원, 평균 방문객은 4만5890명이었다. 축제 유형은 문화예술이 11개, 지역특산물이 5개였다.
비용효율성(괄호 속 수치)이 높은 축제는 부천시가 진행한 도당산 벚꽃축제(1.18)와 원미산 진달래축제(1.38), 경기국제코스프레페스티벌(5.04)이었다. 이들 지역축제는 중장기 정책이나 인프라와 연계해 시너지를 높이고, 통합ㆍ연계 운영을 통해 운영 비용을 줄였다.
'부천 봄꽃 관광주간'이란 통합 브랜드를 만들어 홍보 비용을 줄인 꽃 축제는 공무원ㆍ주민자치위원회가 20년 이상의 식목 활동으로 일군 인프라와 연계했다. 경기국제코스프레페스티벌은 산업자원을 활용해 지역 자원을 극대화했다.
2분위(중소규모) 지역축제의 비용효율성 평균치는 115.90이었다. 16개 중 3개가 평균치에 못 미쳤다. 평균 실집행액은 2억1090만원, 평균 방문객은 7만6957명이었다. 축제 유형은 문화예술이 13개, 지역특산물은 2개, 자연생태는 1개였다.
포천 산정호수 명성산 억새꽃축제의 비용효율성이 5.96로 1위였다. 수도권 최대 억새 군락지인 명성산의 자연경관과 산정호수를 활용하고,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해 비용효율성과 관광객 참여도를 높였다.
이천시 백사산수유꽃축제(11.42)와 인삼축제(15.62)도 비용효율성이 좋은 지역축제였다. 백사산수유꽃축제는 '살기 좋은 농촌, 미래농업 육성'이라는 지자체 정책과 연계했고, 인삼축제는 경기지역 최대 인삼 경작지와 인삼판매센터를 거점으로 활용했다.
3분위(중규모) 지역축제의 비용효율성 평균치는 71.28였고, 16개 중 4개가 평균치에 미달했다. 평균 실집행액은 3억3370만원, 평균 방문객은 13만4284명이었다. 축제 유형은 문화예술이 11개, 자연생태가 3개, 지역특산물이 2개였다.
비용효율성 1위는 구리한강시민공원 코스모스 단지에서 개최된 구리 코스모스 축제(9.43)였다. 지역 자원 적극 활용, 다양한 체험프로그램 기획, 물리적 접근성 확대가 성공 요인으로 꼽혔다. 축제 기간 중 무료 셔틀버스 운영, 임시 주차장 마련, 마을버스 노선 변경ㆍ연장 운행 등 행정적 지원도 한몫했다.
광주시 퇴촌토마토축제(12.00)는 퇴촌면 공설운동장 일대로 한정됐던 지역축제 개최지를 광동로 전체 구간으로 확대함으로써 30만명(전년 대비 7만명 증가)의 방문객을 기록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토마토를 직접 만지고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했는데, 가족 단위 방문객 유치 전략이 유효했다. 두 축제 모두 기존 시설을 활용해 비용을 최소화했고, 지자체와 축제위원회의 적극적인 행정을 통해 방문객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4분위(대규모) 지역축제는 어떨까. 비용효율성 평균은 118.69였고, 16개 중 6개가 평균치에 미달했다. 평균 실집행액은 10억7700만원, 평균 방문객은 17만123명이었다. 축제 유형은 문화예술이 11개, 지역특산물이 3개, 자연생태가 2개였다.
비용효율성 1위는 이천도자기축제(11.16)였다. 이 축제는 국내 최대 도자기 생산지를 성공적으로 지역축제에 정착시킨 사례다. 명장작품전展, 도자기 동물원전展 등의 행사를 통해 도자기 산업과 축제를 적절히 연결했다. 2024년부터 유사 성격의 관내 소규모 행사를 통합 운영해 시너지를 높이고 비용을 낮췄다.
군포 철쭉축제(15.82)도 비용효율성이 좋은 축제인데, 시민의 손으로 직접 조성한 철쭉동산을 거점으로 활용했다는 특징이 있다. 축제 개최 이전에 시민을 대상으로 먹거리, 축제 상품, 참여 프로그램 등을 공모함으로써 지역 주민의 참여도를 높였다.
축제 수익금 일부는 사회 환원에 사용함으로써 지역축제의 정당성 확보에도 기여했다. 지역 특화 자원의 대중화, 장기 개최를 통한 방문 선택지 확대, 지역축제의 타당성 확보 전략 등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규모별 지역축제의 비용효율성 결과를 종합하면 대략 이렇게 정리해볼 수 있다. 소규모 지역축제에선 유사 축제 통합과 다양한 인프라를 이용한 연계 활동이 필요하다. 중복된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것도 필수다.
중소규모 지역축제에선 정책과의 연계가 중요하다. 정책 목표를 축제로 구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중규모 지역축제에선 도시공원과 수변 공간을 활용하되, 접근성을 높이고, 행정적 유연성을 발휘하는 게 관건이다.
신규 시설 조성 비용은 최소화해야 한다. 대규모 지역축제에선 시민 참여형 혹은 시민 주도형 축제를 기획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축제 개최의 타당성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이번 분석은 2024년의 데이터만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추이를 파악하는 데 제한이 있고, 질적 분석이 미흡한 측면이 있다. '예산 낭비'란 꼬리표가 붙어 있는 지역축제를 내실 있게 만들려면 좀 더 냉정한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이윤수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원
nieorinty@gmail.com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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