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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대통령 '후드티 몰래회동'…中업자와 유착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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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내 美영향력 확대 속 4월 대선 앞두고 정국 뒤숭숭
연합뉴스

호세 헤리 페루 대통령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전임 대통령 탄핵 사태로 국정 운영을 맡게 된 페루 대통령이 중국 기업인과의 유착 의혹으로 자신 역시 정치적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27일(현지시간) 페루 국회 홈페이지와 검찰청 엑스(X·옛 트위터)에 따르면 페루 야당 의원들은 부당한 영향력 행사와 도덕적 무능력 등을 이유로 호세 헤리(39)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 절차를 개시했다.

탄핵 추진의 결정적 배경으로는 대통령과 중국 업자 양즈화 간의 비공개 회동이 꼽힌다.

RPP와 엘코메르시오 등 페루 현지 언론 보도를 보면 중국 출신 양즈화는 중국 수입품 상점을 운영하며 돈을 번 사업가다. 페루 에너지 산업 분야에도 발을 들이면서, 그의 회사는 2023년 2천440만 달러(350억원 상당) 규모 수력 발전소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한다.

이 프로젝트는 오는 6월부터 상업 운영을 개시하는 것으로 계획됐으나, 이 사업 진행률은 지난해 12월 기준 '0%'라고 엘코메르시오는 전했다.

현지 검찰은 헤리 대통령이 국회의원(2021∼2025년)이었던 2024년께부터 이 중국인 사업가와 교류한 사실을 확인하고, 관련 프로젝트 전반에 대한 불법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헤리 대통령은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중국 업자와 3차례 이상 만난 것을 인정하면서 위법 소지 없는 사적 회합이라고 해명했다고 한다.

그러나 페루 대통령은 후디(모자 달린 옷)로 얼굴을 가린 채 식당에 들어가는 등 스스로 논란을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그의 은밀한 이동 모습을 담은 폐쇄회로(CC)TV 장면은 현지 탐사보도 매체에 의해 공개됐다.

페루 언론은 이번 정치적 스캔들을 '치파게이트'(Chifa gate)라고 부르며 부패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치파는 '쌀을 먹는다'는 뜻의 중국어를 일부 변용한 용어로, 칠레에서 현지화한 중국 음식 또는 칠레 내 중식당을 통칭한다.

헤리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디나 볼루아르테(63)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로 대통령직을 이어받았다. 당시 그는 국회의장이었다.

페루는 정치권의 부패가 끊이지 않고, 정치세력이 파편화돼 있어 최근 몇 년 새 대통령의 중도 퇴진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10년 새 7명이 대통령 취임식을 했다.

이번 헤리 대통령을 둘러싼 논란은 중남미 내 중국 진출을 억제하기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영향력 확대 와중에 나왔다.

특히 페루에서는 오는 4월 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둔 상황이어서, 경우에 따라선 대선 정국을 가를 최대 변수로 떠오를 조짐이다.

페루 내 중국 자본을 둘러싼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고 RPP는 짚었다. 중국은 페루의 주요 교역국이자 투자국이지만, 창카이 신항만 건설 등 거대 인프라 사업을 둘러싼 불투명성 지적을 받아오고 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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