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경미한 부상을 입은 환자가 8주 넘게 치료를 받으려면 진단서를 제출하고 심사를 거쳐야 하는 제도가 오는 3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과잉 진료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자동차보험 경상환자 치료 관행에 제동을 걸겠다는 취지지만, 정작 심사 절차 등이 정해지지 않아 현장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수정해 최근 국회 보고를 마쳤다고 전해진다.
해당 개정안의 핵심은 이른바 '8주룰'이다. 사고 발생 후 8주를 초과해 치료를 받으려는 경상환자(상해 12~14급)는 의학적 소견이 담긴 진단서를 제출해야 하며, 공적 기구의 검증을 거쳐 치료 연장 여부가 결정된다. 별다른 증빙 없이 장기간 치료가 이어지던 관행에 '8주'라는 명확한 기준을 설정하겠다는 의미다.
문제는 제도 시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구체적인 심사 기준이나 절차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자배원이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심사할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와 업계, 의료계가 모여 협의는 하고 있지만 심사 방식조차 확정되지 않았다"며 "3월에 시행하려면 고객들에게 어떤 서류를 준비해야 하는지 안내할 지침이 지금쯤은 나와야 하는데, 현 상태로는 시행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심사 기준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형식적인 심사만 이뤄질 경우 8주가 '치료 종료 기준'이 아니라 '최소 보장 기간'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경상환자의 90%는 8주 안에 치료를 끝낸다"며 "심사 기구가 기계적으로 연장을 승인하면 8주가 기본 치료 기간처럼 돼 전체 치료 기간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한의계와 시민단체는 여전히 이 제도가 환자의 치료권을 침해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경상환자 위자료를 현행 15만원에서 30만원으로 올리는 등의 보완책을 제안하고 있지만, 심사 기구 준비가 늦어지면서 제도 안착 시기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아주경제=이서영 기자 2s0@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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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개정안 최근 국회 보고 마쳐
자배원 심사 절차 등 결정 되지 않아
형식적 심사로 끝날 시 제도 오히려 역효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