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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천스닥…닷컴버블 이후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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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닥 7% 급등 1064.41
정책 기대감에 기관 2.6조 ‘사자’
9개월 만에 매수 사이드카 발동
환율 25원 ↓ 한달來 최대폭 하락
서울경제


코스닥 지수가 약 4년 만에 1000을 돌파하면서 2004년 지수 체계 개편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피 5000을 달성한 정부·여당이 이번에는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주력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기관과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된 결과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0.48포인트(7.09%) 오른 1064.41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가 1000을 넘은 것은 2022년 1월 5일(1009.62) 이후 약 4년 만이다. 지수 상승률도 2023년 11월 6일(7.34%) 이후 가장 높다. 기관이 역대 최대 규모인 2조 6000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외국인(4400억 원)과 총 3조 원을 코스닥에만 집중한 결과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장 출발과 동시에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오전 9시 59분 올해 첫 프로그램 매수 호가 일시 효력 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코스닥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지난해 4월 10일 이후 처음이다. 사이드카 해제 이후 상승 폭은 더욱 확대돼 전체 상장사 1826개 가운데 1367개(74.9%)가 상승 마감했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10~20%씩 대폭 올라 우량주 중심의 코스닥150 지수는 10.97%나 급등했다.

코스닥은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된 국내 증시 회복 국면에서 한동안 소외돼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아 왔다.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코스닥 시장이 깜짝 반등한 것은 ‘코스피 5000’을 달성한 정부·여당이 다음 목표로 ‘코스닥 3000’을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코스닥에 자금이 집중되면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0.48포인트(0.81%) 내린 4949.59로 징을 마쳐 5000 종가 달성에 실패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5.2원 내린 1440.6원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12월 24일 당국의 개입 이후 한 달 만의 최대 하락 폭이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에서 시총이 큰 바이오·반도체·기계 등은 모두 금리에 민감한 업종”이라며 “글로벌 금리 추이와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재부각되는 만큼 코스닥에 관심을 가져볼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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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투심 살아났지만…정책·테마 받쳐줘야 ‘2부리그’ 오명 벗는다

코스닥이 4년 만에 1000 선에 올라선 것은 유동성과 정책, 테마라는 3박자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스닥은 단기간에 ‘오천피’에 올라선 코스피 대비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아온 데다 최근의 가파른 대형주 상승 흐름이 중소형주로 옮겨갈 수 있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정부가 ‘코스닥 시장 신뢰 혁신 제고 방안’을 내놨고 코스닥벤처펀드나 벤처투자집합기구(BDC)를 통한 자금 유입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실적 뒷받침과 함께 신뢰도를 회복해야 ‘만년 2부 리그’라는 오명을 벗고 추세적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의 최근 1년 수익률은 47.0%로 집계됐다. 이날 지수가 7%대 급등하며 마감했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96.8%)에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새 정부 출범 속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맞물리며 코스피지수가 고공 행진을 이어간 것과 달리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소외된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적 격차에 더해 기대됐던 금리 인하가 지연되며 바이오 등 혁신 산업 주가가 주춤했고 2차전지 업황 부진까지 겹치며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약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코스피가 가파른 상승세만큼 차익 실현 부담이 커지자 투자자들의 시선은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코스닥으로 이동했다.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의 진입 여건을 개선하고 기업 성장에 투자하는 펀드에 세제 혜택을 부여하겠다는 방침을 잇달아 밝힌 점도 자금 이동을 부추겼다. 여기에 로봇 산업 확산에 따른 배터리 수요 증가 가능성도 부각되며 2차전지 관련 종목으로 온기가 번졌고 바이오 업종도 대형 기업들의 잇단 수주 계약 체결 소식에 반등 흐름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코스닥 벤처 투자 자금이 인공지능(AI)·에너지저장장치(ESS)·우주산업 등 신성장 산업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례상장제도를 통해 상장 가능성이 높아진 분야를 중심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코스닥 내 산업구조 변화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는 “기관투자가의 참여 확대와 상장 심사, 상장폐지 제도 개선이 함께 작동하면 시장 신뢰 회복이 가능하다”며 “코스닥 역시 ‘천스닥’을 넘어 새로운 레벨업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닥이 1000 선을 넘어선 지금부터가 진짜 시험대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단기적으로는 저평가 인식과 정책 기대가 맞물리며 수급이 개선됐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구조적 과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상승 흐름이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과제는 실적이다. 기대감에 의존해 주가가 움직이던 환경은 이미 끝났고 투자자들은 코스닥 기업에도 실제 이익 성장과 현금 창출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지수 상승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단기 테마에 따른 반등이 아니라 실적이 확인된 핵심 기업이 시장의 중심에 서야 한다는 얘기다.

코스닥의 위상 재정립과 시장 정체성 문제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혁신성과 성장성이 검증된 기업만 진입할 수 있는 프리미엄 시장으로 성격을 분명히 하고 단순한 상장 통로가 아니라 국가전략산업을 육성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은 “코스닥은 나스닥처럼 명확한 성장 프리미엄 시장이라기보다 여전히 코스피의 하위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조금만 성장하면 코스피로 이전하려는 구조 속에서 우량 기업이 빠져나가고 남은 기업의 질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돼 왔다”고 했다.

회계와 공시에 대한 신뢰 회복도 코스닥이 넘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일부 기업의 회계 처리 논란이나 불성실한 공시는 투자자 불신으로 이어졌고 이는 코스닥 전체를 낮게 평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시장에서는 상장 기준을 강화하는 것과 함께 상장 이후에도 기업 관리를 보다 엄격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벤처 자금 생태계의 선순환 회복 역시 코스닥 반등의 지속성을 좌우하는 조건으로 지목된다. 아울러 성장 산업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과 설비 투자 인센티브 등의 정책적 유인이 병행되지 않으면 우량 기업이 코스닥에 남을 이유가 없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상장 확대뿐 아니라 투자 회수 시장으로서의 기능이 원활히 작동해야 코스닥이 중소 혁신 기업 성장의 허브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짚었다.

조지원 기자 jw@sedaily.com이정훈 기자 enough@sedaily.com윤지영 기자 yj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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