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와 미국 달러화 지폐 ⓒ 로이터=뉴스1 |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달러당 엔화 환율(엔화 가치와 반대)이 160엔선을 위협받다가 갑자기 2차례나 급락하며 요동쳤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일본 정부가 실개입의 전 단계로 불리는 '환율점검'을 실시했다는 관측이 쏟아지며 투기 세력들이 패닉에 빠졌다.
159엔대에서 155엔대로…두 번의 '기습 스파이크'
23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오후 5시 기준 달러당 엔화 환율은 1.7% 급락(엔화 급등)한 155.71엔선으로 움직였다.
반나절 전만 해도 도쿄 시장에서 오후 4시 30분 환율은 159.2엔까지 치솟으며 엔화는 18개월 만에 최약세를 보였다. 반나절에 환율이 4엔 가까이 널뛰는 극도의 변동성을 보인 셈이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금리 동결을 결정하고 나서 가진 기자 회견에서 신중한 인상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하며 좀 더 매파적(금리인상) 발언을 기대한 투자자들의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
그러나 이후 두 차례에 걸쳐 환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스파이크' 현상이 발생했다. 첫 번째는 도쿄시간 4시 40분께 157.3엔까지 떨어졌다. 뉴욕 거래로 넘어와 158엔으로 안정화했다가 뉴욕 시간 오후 4시 넘어 두번째 스파이크로 155엔 후반대까지 추가 낙하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연준, 이례적 '환율 점검'…미일 공조 개입"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시장을 뒤흔든 결정적 요인은 미국 당국의 움직임이었다.
신문은 일부 금융기관을 인용해, "미국 재무부의 지시를 받은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외환 개입의 전 단계인 '환율점검'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환율점검은 외환 당국이 시중 은행에 현재 거래되는 환율을 묻는 행위로, 통상 실개입 직전에 단행되는 강력한 경고 수단이다.
과도한 엔저를 막기 위해 미국과 일본의 당국이 전격적인 공조에 나섰다는 분석이 확산하면서 엔화를 사들이는 움직임이 폭발적으로 늘어 환율이 159엔에서 155엔으로 뚝 떨어진 것이다.
배넉번 글로벌 포렉스의 마크 챈들러 전략가는 로이터 통신에 "특별한 뉴스 없이 이런 움직임이 나타난 것은 개입에 대한 시장의 공포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취임 이후 재정 불안으로 엔화가 4% 이상 폭락한 상황에서, 당국이 160엔 선만큼은 사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는 평가다.
일본 내부적으로는 중의원 해산과 함께 사실상의 선거전이 시작되며 엔저 압력이 여전했다.
여야 모두 소비세 감세 등 대규모 재정 투입 공약을 내걸면서 재정 악화 리스크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일 당국의 실력 행사 정황이 포착되면서 투기적 엔화 매도 세력은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이다.
달러화, 그린란드 협상 타결에 '주간 최대 낙폭'
엔화의 강세는 달러화의 전반적인 약세 흐름과도 맞물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토(NATO)와의 협상을 통해 그린란드에 대한 완전한 접근권을 확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지정학적 불안이 다소 해소됐다.
여기에 오는 27~28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달러화 자체의 힘이 빠진 상태다.
달러 인덱스는 이날 97.571까지 떨어지며 주간 단위로 1% 이상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한때 시장을 휩쓸었던 '셀 아메리카(미국 자산 매도)' 기류가 달러 약세를 부채질했다는 분석이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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