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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 시위대 향해 발포하라” 명령 거부한 이란 병사 사형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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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지난 8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AP/뉴시스


최근 벌어진 이란 반(反)정부 시위 중 시위대를 향해 발포하라는 명령을 거부한 한 젊은 병사가 사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인권단체(IHRS)는 20일(현지시간) 자비드 칼레스(Javid Khales)라는 이름의 이란 보안군 소속 병사가 반정부 시위대를 향한 발포 명령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체포됐다고 전했다.

IHRS는 “그(칼레스)는 시위 중인 시민들을 향해 발포하라는 명령을 받았지만 이를 거부했고, 그 즉시 체포돼 사형을 선고 받았다”면서 “현재 이스파한 교도소에 수감 중인 칼레스는 어떠한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으며, 단지 인간적 양심에 따라 발포를 거부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시위가 계속되고 시민들에 대한 치명적인 탄압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시위대를 향해 총을 쏘기를 거부한 젊은 병사가 사형을 선고받았다는 소식은 새로운 사법적 탄압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판결은 사법 당국자들이 공개적으로 즉결 재판과 시위 참가자들에 대한 신속한 사형 집행을 언급해 온 시점에 내려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IHRS에 따르면, 이란 사법부 대변인과 테헤란 검찰청 검사장은 각각 성명을 통해 반체제 인사 관련 사건이 최대한 신속히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처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권 단체들은 다수의 구금자들이 변호인 접견이나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한 채 수감돼있다면서 칼레스에 대한 사형 선고가 공포를 조성하고, 절대적 복종을 강요하며, 시위 탄압을 강화하려는 광범위한 시도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전국적 혼란 사태로 이미 수천 명의 시위 참가자가 체포되거나 사망한 가운데, 칼레스에 대한 사형 집행 계획은 국가가 주도하는 부당한 살인과 피고인의 적법한 방어권을 보장하지 않는 졸속 재판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이란 정부는 8일부터 인터넷과 국제전화를 차단했고, 군대를 투입하는 등 강경 진압에 나섰다. 인권 활동가들은 이 같은 조치가 현지 상황의 실상을 은폐하고 대중의 반응을 억누르기 위한 전략적 조치라고 보고 있다.

IHRS는 칼레스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과 현재 상태, 사법 절차 진행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다며 이란 정부에 해당 정보들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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