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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 중심 DB 시장에 균열…포스트그레SQL이 만든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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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권력이동]① 이미 주류 된 포스트그레SQL, 표준화 마지막 관문은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한때 기업 IT 인프라의 ‘절대 권력’으로 불리던 오라클 데이터베이스(DB)가 더 이상 절대적 선택지가 아닌 시대가 열리고 있다. 라이선스 정책 변화와 유지관리비 부담이 누적되면서 기업들은 DB 전략 자체를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다만 무작정 오픈소스로 옮기기엔 운영 책임과 장애 리스크가 만만치 않다. 이 복잡한 선택지의 교차점에서 포스트그레SQL(PostgreSQL)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포스트그레SQL은 전 세계 개발자 커뮤니티가 공동 개발하는 대표적인 오픈소스 관계형 데이터베이스(DB)다. 트랜잭션 안정성과 확장성이 뛰어나고 JSON·공간정보(GIS)·분석 확장 등 다양한 워크로드를 하나의 엔진에서 처리할 수 있어 엔터프라이즈 환경에서도 활용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DB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공·금융·제조·플랫폼 기업을 중심으로 신규 시스템 구축이나 일부 업무 영역에서 포스트그레SQL을 채택하거나 검토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과거 웹 서비스 중심 환경에서는 MySQL이 사실상 표준처럼 활용돼 왔지만 최근에는 개발자 설문과 시장 지표에서 포스트그레SQL 선택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엔터프라이즈 환경에서도 실질적인 대안 DB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 내부 고민 역시 단순한 비용 절감 차원을 넘어 라이선스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기술 선택의 자율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판단으로 이동하고 있다.

포스트그레SQL 위상 변화는 개발자 생태계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전 세계 9만명 이상 개발자가 참여한 ‘2024년 스택 오버플로우’ 설문조사에서는 포스트그레SQL이 약 49% 선택을 받아 2년 연속 ‘가장 많이 사용하는 데이터베이스 1위’를 기록했다. DB 엔진 랭킹에서도 포스트그레SQL은 지난 10년간 주요 DB 가운데 유일하게 점유율 지표가 지속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기존 상용 DB들이 정체 또는 역성장을 겪는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이러한 확산 흐름의 중심에는 포스트그레SQL을 엔터프라이즈 환경에 맞게 상용화·지원하는 글로벌 및 국내 전문 벤더들이 있다. 이들은 단순 오픈소스 배포를 넘어 기술 지원, 운영 안정성, 보안 등을 결합해 기업에서 활용 가능한 형태로 포스트그레SQL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이들 벤더가 체감하는 시장 변화 역시 최근 들어 뚜렷해지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도입 성격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DB는 “과거에는 비용 절감 목적의 비핵심 업무 중심 문의가 많았지만, 최근 1~2년 사이에는 코어 뱅킹, 생산관리, 계정계 등 핵심 시스템 전환 검토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국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중 하나”라고 밝혔다. 클라우드 전환 가속화와 벤더 종속에서 탈피하려는 ‘디지털 주권’에 대한 니즈가 강해지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는 설명이다.

엔텔스 역시 포스트그레SQL을 이미 엔터프라이즈 메인스트림 단계로 평가한다. 엔텔스는 “포스트그레SQL은 과거 2nd DBMS 성격이 강했지만 최근 증가 추세만 놓고 보면 이미 엔터프라이즈 메인스트림으로 진입했다”며 “대규모 데이터 처리 성능 역시 기술적 보완을 통해 검증 단계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포스트그레SQL이 단순 보조 DB를 넘어 주력 플랫폼 후보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판단이다.

다만 한국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100% 주류로 전환되는 데 있어 남은 제약은 기술보다 인력구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EDB는 “신규 클라우드 워크로드의 70~80%는 오픈소스 DB를 지향하지만 기업 내부 DBA 인력의 80% 이상은 여전히 특정 상용 DB 기술셋에 머물러 있다”며 “이 숙련도 격차가 전환 속도를 늦추는 가장 큰 제약”이라고 지적했다.

운영 책임 구조와 총소유비용(TCO)에 대한 불확실성 역시 실제 전환 과정에서 장벽으로 작용한다. 엔텔스는 포스트그레SQL 전환이 단순 기술 문제가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구조 변경, 운영 체계 재설계, 장기 책임 구조까지 포함한 비용 구조 문제와 맞물려 있다고 진단한다.

현장에서는 이러한 구조적 부담이 보다 구체적인 형태로 나타난다. 인젠트는 “DB 전환 시 애플리케이션 코드 수정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데 이를 사전에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예상보다 큰 전환 비용이 발생해 프로젝트가 중단되는 경우가 많다”며 “장기간 운영된 상용 DB 환경에서는 벤더 종속 구조가 심해 시스템 구조 자체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사례는 포스트그레SQL 전환이 단순한 라이선스 교체나 기술 선택 문제가 아니라, 조직·운영·비용 구조 전반을 다시 설계해야 하는 과제임을 보여준다. 개발자 표준화와 생태계 성장, 비용 구조 개선이라는 긍정 요인이 확산을 이끌고 있지만, 인력 전환과 운영 책임, 장기 검증이라는 구조적 장벽도 여전히 존재한다.

결국 포스트그레SQL 확산은 단기 유행이 아니라 상용 DB 중심 구조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구조적 변화로 볼 수 있다. 다만 이 변화가 ‘대안’에 머물 것인지 실제 산업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것인지는 향후 운영 모델 성숙도와 인력 재편 속도, 생태계 안정성에 따라 판가름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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