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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외국 검열'에 비자·금융 제재 경고…韓디지털입법 겨냥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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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부 5개년 전략계획서 '검열' 문제 삼아, "모든 적절한 수단 대응"
동맹에 美무기구매 확대 요구…'친미 경제블록' '돈로 독트린' 공식화
뉴스1

미국 국무부의 '2026~2030 전략계획'에 실린 마코 루비오 장관 모습(재판매 및 DB금지) ⓒ News1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미국 국무부가 향후 5년간의 외교 전략을 담은 공식 문서에서 "외국 정부와 국제기구들이 '표현의 자유' 같은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률 규정을 만들고 있다면서 비자·금융 제재까지 포함한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국무부의 이같은 방침은 최근 미 정부와 의회가 한국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과 온라인플랫폼법 등의 입법 추진에 대해 '검열' '디지털 장벽'에 비유하며 잇달아 비판해 온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국무부는 15일(현지시간) 공개한 '2026~2030 회계연도 전략계획(Agency Strategic Plan)'에서 '미국의 국가주권' 항목과 관련해 "미국 정부는 미국인의 신이 부여한 자연권, 즉 표현·종교·양심의 자유와 정부를 선택하고 영향을 미칠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럼에도 외국 정부와 국제기구들이 이러한 권리를 제한하는 법과 규제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제정된 이 법률들은 미국 기업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해외와 국내의 미국인들까지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국무부는 아울러 "외국 정부, 국제기구, 비정부기구(NGO), 그리고 활동가 단체들이 미국인을 검열하려는 시도에 반대한다"면서 "비자 및 금융 제재를 포함한 모든 적절한 수단을 통해 대응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문서에는 특정 국가나 법률이 적시되지는 않았지만, 미 정부와 의회는 최근 한국과 유럽연합(EU)의 디지털 규제를 사실상 같은 문제의식 아래 놓고 있다.

민주당이 주도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과 공정거래위원회가 입법을 추진 중인 온라인플랫폼법을 두고, 미 의회 일각에서는 '정부에 사실상의 검열 권한을 부여한다', '미국 기업을 겨냥한 차별적 규제'라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지난 13일 미 하원 청문회에서는 한국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검열법'으로 지칭하는 발언도 나왔다.

이번 전략계획은 표현의 자유 문제를 단순한 인권·가치 논쟁이 아니라 미국의 국가 주권과 직결된 사안으로 간주해 실질적인 대응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국무부는 "미국 정부는 신(神)이 부여한 미국 국민의 자연권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며 표현의 자유, 종교·양심의 자유, 정치 참여권을 핵심 권리로 규정했다. 외국의 규제가 이 권리를 제한할 경우, 외교·경제적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이에 따라 한국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과 온라인플랫폼법을 둘러싼 논란도, 단순한 법·제도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한미 간 신뢰와 협력의 척도로 다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한미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공동 팩트시트에서 '디지털 서비스 관련 법과 정책에서 미국 기업이 차별받지 않도록 보장한다'라고 합의했지만 한국의 관련 입법 움직임을 볼 때 이를 제대로 이행하려 하는지에 대해서는 신뢰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미국 의회를 중심으로 제기된다.

뉴스1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4일 미국 워싱턴 D.C. 의회에서 에이드리언 스미스 미국 의회 무역 소위원회 위원장(하원의원)과 면담을 갖고있다. (산업통상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15/뉴스1


여기에 쿠팡 문제가 더해지며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한다.

미 하원의 에이드리언 스미스(공화·네브래스카) 세입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3일 열린 무역소위 청문회에서 위원장은 "한국 규제 당국은 이미 미국 기술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표적으로 삼고 있는 것 같다"면서 "예를 들어 쿠팡에 대한 차별적인 규제 조치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방미한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본부장은 미국 측에 한국의 디지털 입법 추진 정책 의도, 쿠팡 사태의 본질 등을 설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여 본부장은 지난 14일 워싱턴DC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한국의 디지털 입법과 관련해 미국 의회나 업계에 직접 설명했고, 소통 강화와 미국 측에서 이해할 수 있었던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쿠팡과 관련해서는 "사태의 본질은 데이터의 대량 유출로 인한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이며, 이는 미국이든 한국이든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이 부분은 통상이나 외교 문제로 비화할 부분은 전혀 아니라는 점을 명확하게 설명했다"라고 강조했다.

미 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16일 공개한 여 본부장과의 인터뷰에서 여 본부장이 한국의 디지털 플랫폼 규제 강화에 대한 미국 측의 오해를 바로잡고, 한국의 접근 방식은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동맹은 안보 분담자이자 미국 산업의 고객"…국방·통상 압박도 병행

이번 전략계획은 동맹국 전반을 향한 안보·경제 재편 구상을 담고 있다. 국무부는 인도·태평양과 유럽 동맹을 대상으로 국방비 증액과 자주적 억제 역량 강화를 요구하며, 그 대가로 "재활성화된 미국 방위산업 기반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는 동맹국의 국방비 증액이 곧 미국산 무기·부품·방산 기술 구매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무부는 "통합된 방위산업 기반은 분쟁 발생 시 미국과 동맹국 모두에게 전략적 생산 여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가 국방비 증액 기조를 분명히 한 가운데, 향후 미국산 무기 구매 확대와 기술 이전 범위를 둘러싼 협상도 한미 간 주요 외교·안보 현안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친미 경제블록·中견제·돈로 독트린…외교 전략 전면 재정렬

전략계획은 미국 중심의 '친미(pro-American) 경제 블록' 구축도 외교의 핵심 목표로 제시했다.

국무부는 "모든 양자 관계와 협상에서 상업적 거래를 추진해 동맹과 파트너들이 미국 기업과 솔루션을 우선 선택하도록 하겠다"라며 "이를 통해 미국 기술 스택과 방어 시스템을 구매하는 국가들의 경제 블록을 형성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는 반도체, 인공지능(AI), 에너지, 방산 등 전략 산업에서 미국 중심 공급망을 굳히겠다는 구상이다.

중국 견제 기조도 더욱 선명해졌다. 국무부는 중국의 '전례 없는 군사력 증강'을 지적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유리한 군사적 균형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에 대해서는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은 미국 동맹으로서의 신뢰성을 약화한다"며 핵심 인프라에서 중국산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제거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명시했다.

중남미를 포함해 대서양 서쪽의 아메리카 대륙을 일컫는 '서반구' 정책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딴 '돈로(Donroe) 독트린'을 공식 용어로 채택했다. 이는 전통적인 먼로 독트린을 확장해, 중국, 러시아 등 외부 세력의 군사, 경제, 기술적 영향력까지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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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가 지난 15일 공개한 '2026~2030 회계연도 전략 계획' 표지. ⓒ News1 류정민 특파원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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