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은 이날 쿠폰 지급과 함께 사용법도 공지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더 쿠폰 사용이 까다롭고, 소비자들의 수요가 높은 상품이 대거 구매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나타나 쿠팡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은 더 냉랭해지고 있다. 쿠폰 금액보다 구매액이 작으면 차액을 돌려주지도 않아, 소비자가 돈을 더 쓰게 유도하는 ‘판촉용 쿠폰’이냐는 비판마저 나왔다.
그래픽=박상훈 |
◇100줄 넘는 쿠폰 사용법
쿠팡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쿠폰 지급을 시작했다. 자동 지급이 아니라 이용자가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로그인하고, ‘고객님께 구매이용권을 드립니다’라고 적힌 배너를 눌러야 쿠폰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이날 하루에도 뚜렷한 기준 없이 이용자별로 쿠폰 지급 시점도 제각각이라 혼선도 컸다. 수시로 쿠팡 앱을 보며 쿠폰을 받을 수 있나 확인하는 사람도 있었다.
쿠폰은 총 4개로, 쿠팡(로켓 배송 등)과 쿠팡이츠(음식 배달)에선 5000원,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쿠팡트래블(여행)과 알럭스(R.LUX·명품 의류와 화장품)에 각각 2만원씩 배정됐다. 보상안 발표 당시 로켓 배송, 음식 배달 등 소비자들이 많이 쓰는 서비스용 쿠폰은 1만원 수준에 그친다는 불만이 컸지만 이런 의견은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사용 방법도 까다롭다. 이날 쿠팡은 쿠폰 사용법을 쓴 안내문을 게시했는데, 이 내용이 휴대폰 앱(기본 설정 기준)에서 100줄이 넘었다. 사용처가 제한되고 조건이 붙는 경우가 많아서다. 물품 구매 및 배송 서비스 중심의 쿠팡 쿠폰은 도서·일부 주얼리·상품권·해외 유심·항공권 등 21개 품목에 사용할 수 없다.
쿠팡이츠 서비스 역시 포장 주문에 5000원 쿠폰을 쓸 수 없게 해 빈축을 샀다. 쿠팡은 유료 멤버십 ‘와우 회원’에 가입하지 않으면 3000원 안팎 배달비를 내야 해서, 포장 주문을 하는 이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유효 기간 짧고 돈 더 쓰게 하는 ‘보상’ 쿠폰
쿠팡이 쿠폰 차액을 돌려주지 않는 것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쿠폰 액수보다 적은 금액의 물건을 구매한 후 차액을 남겼다가 또 쓰는 게 불가능하다. 쿠폰 액수보다 돈을 더 쓰게 유도하는 것 같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쿠폰 유효 기간 역시 3개월에 불과해, 쿠팡을 뜸하게 쓰는 장년층 등에선 쿠폰을 미처 못 쓰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이 서둘러 쿠폰을 쓰게 해 정보 유출 사태로 주춤한 매출을 키우려는 의도 같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쿠팡이 이날 앱에서 주요 제품에 쿠폰을 적용한 후의 가격을 더 강조해 노출한 것을 두고, 쿠폰 지급이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판촉 같다는 반응도 많았다. 예를 들어 쿠팡은 이날 ‘농심 신라면 5개’ 제품은 기존 가격 4150원은 검정색으로 작게 표시했고, 그 아래에 쿠폰 적용 가격 0원을 크고 빨간 글씨로 표시했다. 쿠팡 내 제품들의 전반적인 가격이 5000원씩 낮아 보이는 착시 효과가 일어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일 행사에서나 쓰는 표기법이다.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선 135개 시민 단체 등이 모여 ‘쿠팡 쿠폰 거부 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양창영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장은 “보상이라기보다 쿠팡의 신사업 점유율과 매출을 높이려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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