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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앞에 줄선 각국 정상…'예측불가' 트럼프가 만든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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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전쟁 후 각국 정상의 '베이징 순례'
미중 협상 소외 우려에 시진핑과 관계 개선 나서
희토류 확보도 목적…성장동력 찾는 中엔 호재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이후 우리나라를 비롯해 서방 국가 정상들이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잇따라 베이징을 찾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4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한 외교가 역설적으로 서방 국가들의 대중국 접근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가 동맹국 협의 없이 중국과 독자 협상을 진행하면서, 각국이 미중 양자 거래에서 소외되고 자국에 불리한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는 ‘외교적 소외 공포(FOMO)’를 느끼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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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5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한중 MOU 체결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7일 중국을 방문하며 이러한 흐름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한 것은 지난 2019년 문재인 전 대통령 이후 약 6년 만이다.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도 14일 늦은 저녁 베이징에 도착했다. 거의 10년 가까이 중단됐던 캐나다와 중국 정상급 외교가 재개되는 순간이다.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는 이달 중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영국 정상의 방중은 2018년 이후 8년만이다.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도 다음 달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들 정상의 방중이 트럼프가 지난해 10월 중국과 관세 휴전 협정을 타결한 지 수개월 만에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해에만 4차례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3일 엔비디아의 고성능 인공지능(AI) 칩 H200의 중국 수출을 허용하는 구체적인 수출 규정을 발표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동맹국들과 함께 중국의 첨단 반도체 접근을 차단하려 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의 닐 토머스 연구원은 “트럼프가 서방 세계 전역에서 외교적 소외 공포를 촉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 방식이 각국 정상들로 하여금 미중 협상에서 배제되지 않기 위해 시진핑 주석과 적극 교류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이 양자 간 거래로 자국에 불리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우려다. 트럼프가 동맹국과의 협의 없이 중국과 독자적으로 관세 협상을 진행하면서, 각국은 자국 이익을 지키기 위해 중국과 직접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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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30일 대한민국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김해국제공항에서 양자 회담을 마친 뒤 함께 이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외국 정상들의 방중에는 희토류 확보라는 실리적 목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지난해 10월 무역 협정을 체결하면서, 중국은 일부 핵심 광물에 대한 수출 통제 강화를 1년간 유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이 협정을 “세계를 위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이들 광물의 지배적 글로벌 공급국이다.

주요 7개국(G7) 국가 재무장관들은 지난 12일 미국 워싱턴DC에서 회동해 핵심 광물 공급망 취약성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미 재무부는 밝혔다.

한편 시진핑 주석은 일본 고립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일본이 군사 개입할 수 있다고 발언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겨냥한 것이다. 중국 상무부는 이재명 대통령 방중 기간 중 일본에 대한 수출 규제를 발표했다.

많은 국가에서 지도부가 교체된 것도 대중 관계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캐나다에서는 중국과 범죄인 인도 분쟁을 겪었던 저스틴 트뤼도 대신 마크 카니가 총리 자리에 올랐다. 영국에서는 중국의 홍콩 인권 침해를 비판했던 보수당 대신 노동당이 집권했다.

전직 미 외교관인 커트 통 아시아그룹 매니징 파트너는 “주요국들이 중국과의 관계를 회복하지 않을 이유가 사라졌다”며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덜 대립적이 됐다”고 평가했다.

더블린대학교의 알렉산더 두칼스키스 부교수는 “국제 무대에서 호전적이고 변덕스럽게 행동하는 미국에 직면해, 많은 지도자들이 최소한 중국과는 괜찮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적이 자해하고 있을 때는 가만히 앉아서 쇼를 즐기면 된다”며 현 상황이 경제 성장 동력을 찾는 시진핑 주석에게는 호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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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중국 동부 저장성 항저우의 한 공원에서 사람들이 카드놀이를 하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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