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이른바 히잡 시위를 이끌었던 이란의 젊은 여성들이 최근 반정부 시위에서 한층 급진적인 방식으로 저항 의사를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현지 시간)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반정부 시위가 이란 전역으로 번지는 가운데 각종 소셜미디어(SNS)에는 이란 여성들이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사진에 불을 붙이거나 이를 이용해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게시되고 있다. 이란 정부가 시위 발생 후 통신 접속을 통제하고 있지만 해당 영상들은 재게시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란에서 최고지도자 사진을 훼손하는 행위나 여성이 공개적으로 흡연하는 행동은 금지돼있다.
이와 함께 영상 속 여성들은 정권이 여성에게 착용을 강제하는 히잡을 쓰지 않은 채 불에 탄 하메네이 사진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이를 향해 손가락 욕설을 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유로뉴스는 “정치적·종교적 권위와 여성에게 가해지는 엄격한 사회적 규범에 대해 모두 거부 의사를 표명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란 여성들은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의 의문사로 촉발된 2022년 히잡 시위 당시 이란 사회 저항의 상징으로 떠오른 바 있다. 당시 여성들은 권리 확대와 자유를 요구하며 정권에 맞섰지만 강경한 진압 속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그러나 히잡 시위 이후에도 이란 여성들은 물러서지 않고 각자의 방식으로 반대 목소리를 이어왔다. 히잡을 쓰지 않은 채 공공장소를 활보하거나 스포츠 경기에 참여하고 때로는 나체 시위에 나서는 등 다양한 형태의 저항을 시도해 왔다. 유로뉴스는 “이미 히잡 시위에서 머리카락을 자르고 히잡을 태우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이란 여성들이 한 걸음 더 나아갔다”고 평했다.
유로뉴스는 또 최근 시위에 참여한 여성들이 입술에 피를 묻힌 채 등장하거나 보안군 앞에서 두려움 없이 체조를 하는 장면도 포착되고 있다며 이란 여성들이 앞으로 더욱 도발적인 방식으로 시위를 주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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