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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국은 불량 국가” 美강경파 의원 만나는 통상 수장… 분위기 반전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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訪美 통상본부장, 11일 공화당 아이사 의원 만나
정부 규제에 “경악스러워” 주장한 강경파
한국을 북한·중국·쿠바 등과 같은 대열에 올려 비교
공정거래위원장 언론 기고 콕 집어 반박하기도
美조야, 자국 빅테크 규제에 민감… 통상 갈등 비화 우려도
조선일보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1일 워싱턴 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뉴스1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1일 워싱턴 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정부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 움직임에 대해 “미국 측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우리 정책과 입법 의도를 명확하고 정확히 설명하는 게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미 조야(朝野)에서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개인 정보 유출 사태가 불거진 쿠팡에 대한 정부·국회의 움직임을 두고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미국 빅테크에 대한 규제를 둘러싼 이견이 한미 간 외교·통상 갈등으로 비화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방미(訪美) 기간 이런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여 본부장은 이날 “미 정부, 특히 상·하원 의원들이 많이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에 (방미 기간) 상·하원 의원들, 그리고 디지털 관련 각종 산업 협회 등을 광범위하게 아웃리치하면서 한국 정부의 정확한 입법 취지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겠다”고 했다. 이르면 12일 하원 법사위원회 소속인 대럴 아이사 공화당 의원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는데, 도합 11선(選)인 아이사는 이번 국면에서 가장 강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인사 중 한 명이다. 지난달 법사위 청문회에 참석한 뒤 한국의 규제와 관련해 “우리가 들은 내용은 경악스러웠다”고 했다. 또 보수 매체 ‘데일리 콜러’에 기고한 글에서는 우리 정부가 구글의 고(高)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을 보류한 것을 문제 삼으며 “중국, 쿠바, 북한 등 동일한 정책을 시행하는 ‘불량배(rogue) 국가’ 대열에 합류한 것이 흥미롭다”고 했다.

아이사의 지역구는 정권 2인자인 J D 밴스 부통령의 고향이면서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핵심 지지층이 있는 중서부 오하이오주(州)다. 그는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과거 언론에 기고한 칼럼에서 “트럼프의 관세 전쟁은 미국 사회 병폐를 가리기 위한 속임수” “(트럼프의 정책으로 인해 미 중서부 백인 노동자들이 분노하고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고 쓴 부분을 직격했다. 이에 대해 “미국인들이 분노할 권리는 있지만, 주 위원장이 생각하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라며 “우리는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을 믿지,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미국 기업들을 불리하게 만드는 반(反)경쟁적 형태를 믿지는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원 의원이 외국의 경쟁 당국 수장을 콕 집어 반박한 것은 이례적인데, 이는 자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에 극도로 민감해하는 미 조야의 분위기를 대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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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럴 아이사 공화당 하원의원. /AP 연합뉴스


여 본부장은 방미 기간 카운터 파트인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도 만난 뒤 15일 귀국할 예정이다. 한미는 지난달 연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한국의 ‘디지털 장벽’에 대한 미국 측 불만 때문에 회의가 취소됐다”(폴리티코)는 미 언론 보도가 있었다. 이 회의는 지난해 11월 한미 간 팩트시트 발표를 기념하고 조선 등 주요 분야에서의 협력 의지를 다지기 위한 세리머니 성격도 있었는데, 회의 일정이 조속히 확정되지 않으면서 통상 갈등으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여 본부장은 “핵심적이고 실질적인 내용에 있어선 톱 레벨, 실무 레벨에서 계속 소통하며 건설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양측에서 준비되는 대로 일정을 잡을 예정”이라고 했다. 대형 로펌 변호사 출신인 그리어 역시 한국의 디지털 규제가 시정돼야 할 ‘비(非)관세 장벽’ 중 하나라 보고 있다.

쿠팡 사태가 어디로 어떻게 진행되느냐도 한미 간 통상 관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주한 미국 대사관은 우리 국회가 해럴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를 고발하기로 한 것에 대해 “주의 깊게 관련 동향을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쿠팡은 한국법인의 지분 100%를 미국에 상장된 모(母)회사 ‘쿠팡 INC’가 갖고 있는 사실상의 미국 회사인데, 미 정부·의회의 일부 인사들은 이번 일을 자국 기술 기업에 대한 또 다른 ‘차별’로 인식하고 있다. 여 본부장은 “(쿠팡 부분에 대해) 아직 미국 정부로부터 어떤 이슈를 (공식적으로) 들은 바는 없다”며 “(우리 정부가) 미국의 특정 기업을 차별적으로 대하는 것은 아니다. 대규모 정보 유출 관련 대처가 미흡한 부분이 문제의 핵심이고, 그런 부분은 통상·외교 이슈와는 철저히 분리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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