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을 벗어나 외곽으로 나서면 분위기는 달라진다. 시야가 트이고, 가속 성능과 고속 안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구간이 이어진다. 이처럼 성격이 다른 주행 환경을 오가는 과정에서 ‘지커 7X(Zeekr 7X)’의 성격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특정 성능을 앞세우기보다, 다양한 조건에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균형감과 안정적인 주행 감각을 보여줬다.
지커코리아가 올해 국내에 처음 선보일 전기 SUV, ‘지커 7X’를 암스테르담 현지에서 시승하며 차량의 완성도를 살펴봤다.
지커 7X / 출처=IT동아 |
불필요한 선을 덜어낸 디자인…정제된 비례와 디테일
지커 7X의 외관은 강한 시각적 자극 대신 정제된 비례와 면으로 완성됐다. 눈에 띄는 요소보다,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서 완성도를 강조한 디자인을 적용했다.
지커 7X / 출처=IT동아 |
지커 7X / 출처=IT동아 |
전면부를 살펴보면, 지커가 설정한 히든 에너지(Hidden Energy) 디자인 철학이 두드러진다. 일례로 그릴을 제거한 전기차 구조를 바탕으로 수평의 주간주행등을 적용, 차체 폭을 강조했다. 조명과 센서 등 기능 요소를 외부로 드러내기보다 테크 존(Tech Zones)으로 명명한 어두운 영역에 정리해 필요할 때만 나타나도록 구성했다.
지커 7X 측면부 / 출처=IT동아 |
지커 7X 측면부 / 출처=IT동아 |
지커 7X 측면부 / 출처=IT동아 |
지커 7X 측면부 / 출처=IT동아 |
측면부 역시 같은 흐름이다. 캐릭터 라인을 과하게 강조하지 않고, 매끄러운 면과 비례로 차체를 구성했다. 완만하게 떨어지는 루프라인은 쿠페형 SUV의 실루엣을 형성한다. 2900㎜ 휠베이스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비율을 구현했으며, 히든 도어 핸들로 공기저항 성능과 디자인 완성도를 동시에 챙겼다.
지커 7X 후면부 / 출처=IT동아 |
지커 7X 후면부 / 출처=IT동아 |
지커 7X 후면부 / 출처=IT동아 |
후면부 역시 일체형 테일램프로 정리했다. 전면과 연결되는 그래픽으로 시각적 일관성을 유지한다. 지커 7X의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무엇을 더하냐’보다 ‘무엇을 덜어낼까’를 고민하며 완성도를 끌어올린 결과물에 가까웠다.
지커 7X의 전장(자동차 길이)은 4800㎜, 전폭(자동차 폭)은 1920㎜, 전고(자동차 높이)는 1650㎜이며, 축거(휠베이스)는 2900㎜다.
지커 7X 트렁크 공간 / 출처=IT동아 |
트렁크 용량은 기본 539리터이며, 전면 프렁크 공간은 약 66리터다.
대형 SUV에 가까운 체감 공간…1회 충전 시 543km 주행 가능
실내에서는 외관보다 더 명확하게 브랜드 방향성이 드러난다. 화려한 패턴이나 조명보다는 디지털 경험과 물성 완성도를 함께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커 7X 실내 / 출처=IT동아 |
지커 7X 도어트림 / 출처=IT동아 |
16인치 HD 터치스크린을 중심으로 구성한 디지털 콕핏은 물리 버튼을 최소화하고 심플한 UI 를 전면에 내세웠다. 퀄컴 스냅드래곤 8295 시스템을 적용해 반응 속도와 전환이 빨랐고, 메뉴 구조도 직관적으로 구성했다. 최소한의 물리 버튼을 피아노 키 컨트롤 방식으로 배치해 손끝으로 편리하게 조작하도록 배치했다.
선호도에 맞게 차량 세팅을 조절하는 모습 / 출처=IT동아 |
지커 7X의 실내 조명을 조절하는 모습 / 출처=IT동아 |
시트는 인체공학적 설계를 바탕으로 착좌감이 안정적이었으며, 장거리 주행 시에도 피로도가 높지 않았다. 소가죽과 금속, 패브릭 소재를 조합해 시각적인 고급감뿐 아니라 촉감에서도 차별화를 시도했다.
지커 7X 증강현실 HUD / 출처=IT동아 |
옵션으로 제공되는 36.21인치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다양한 주행 정보를 전방 시야에 띄워 시선 분산을 막는다.
지커 7X 2열 / 출처=IT동아 |
실내 공간 구성도 인상적이었다. 2900㎜ 휠베이스를 기반으로 뽑아낸 2열 공간은 중형 SUV를 넘어서는 여유를 제공한다. 키 183cm인 기자가 2열에 앉아도 넉넉한 레그룸과 헤드룸 덕분에 불편함은 없었다.
세심한 디테일도 눈에 띄었다.
지커 7X를 세차 모드로 설정한 모습 / 출처=IT동아 |
예컨대 차량을 세차 모드로 설정하면, 자동으로 모든 창문·트렁크·충전구를 닫고 외부 조명을 끈다. 에어컨도 내부 순환 모드로 전환한다. 이후 충전구 스위치, 트렁크 스위치, 자동 와이퍼 등의 기능을 제한한다.
지커 7X를 캠핑 모드로 설정한 모습 / 출처=IT동아 |
차량을 펫 모드로 설정하면, 반려동물을 위해 자동으로 에어컨을 켜고 실내 환기를 유지하는 동시에 오작동을 막기 위해 도어, 창문, 중앙 디스플레이, 음성 조작을 비활성화한다. 캠핑 모드로 전환하면, 모든 창문과 뒷유리 블라인드, 선루프 블라인드를 닫고 캠핑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꿔준다.
실사용 영역에서도 경쟁력 있는 성능을 확보했다.
지커 7X는 800V 초고전압 시스템을 기반으로 최대 360kW 급속 충전을 지원하며, 약 16분 만에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100kW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WLTP 기준 약 543km 주행이 가능하다. 장거리 이동에서도 충전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빠르지만 과하지 않다…균형에 초점 맞춘 주행 감각
완만하게 이어지는 곡선과 좁은 골목을 지나 가속 구간까지. 암스테르담 도심과 외곽을 오가며 지커 7X 시승을 이어갔다. 이 전기 SUV의 주행 감각은 수치보다 체감에서 더 도드라진다.
지커 7X는 듀얼 모터 AWD 기준 최고출력 475kW, 최대토크 710Nm의 성능을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8초에 도달할 수 있다. 수치만 보면 과격하게 튀어 나가는 스포츠카를 연상케 하지만, 실제 가속은 과격하다기보다 일정하게 밀어주는 타입이다. 출력 대비 자극을 절제한 세팅감을 보였다.
도심에서 부드러운 승차감이 돋보였다. 잦은 감속과 재가속 상황에서도 차체 움직임이 과하게 흔들리지 않았다. 전륜 더블 위시본, 후륜 멀티링크 구조에 에어 서스펜션과 가변 댐핑 시스템을 적용, 노면 충격을 자연스럽게 걸러내면서도 자연스럽게 차체 안정성은 유지했다.
외곽 도로에서는 제법 다른 성격을 보였지만 전체적인 안정감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속도가 시원하게 올라가며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반응이 살아난다. 그럼에도 승차감은 무너지지 않는다. 고속 구간에서도 차체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노면 정보를 운전자에게 과하게 전달하지 않는다.
주행 중인 지커 7X의 모습 / 출처=지커 |
주행 모드를 달리 해도 차의 성격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부드러운 승차감과 일상 주행에 초점을 맞추고, 스포츠 모드에서는 가속 반응과 차체 제어가 보다 민첩하게 바뀐다. 다만 스포츠 모드에서도 승차감이 급격히 단단해지거나 거칠어지지는 않았다. 성능을 끌어올리면서도 기본적인 편안함을 유지하는 방향에 가깝다.
폭넓게 적용된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덕분에 주행 피로도 덜 수 있었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 자동 주차, 차선 유지, 자동 긴급 제동 등을 포함해 일상 주행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기능이 다수 탑재됐다. 실내 119곳에 적용한 정밀 차음 설계 덕분에 풍절음과 같은 외부 소음도 크게 유입되지 않았다.
지커 7X 자동 주차 기능을 작동한 모습 / 출처=IT동아 |
주행을 마치고 트립 기록을 살펴보니, 총 125.4km 주행에 실전비 약 3.5km/kWh, 잔여 주행가능 거리 108km가 기록됐다. 높은 전비는 아니지만, 제법 추운 날씨 탓에 공조를 22.5도로 맞추고 여러 주행 모드를 시험하며 달린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125.4km 거리 시승을 마치고 살펴본 트립 기록 / 출처=IT동아 |
완성도로 승부하는 전기 SUV…관건은 경쟁력 있는 가격
암스테르담 도심과 외곽을 오가며 확인한 지커 7X은 디자인과 공간, 주행, 기술 전반에서 균형을 맞추며 완성도를 끌어올린 점이 인상적인 차량이었다. 외관에서 드러난 절제된 구성 방식은 실내와 주행 감각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다소 아쉬운 전비 외에 딱히 단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만듦새와 완성도를 보였다.
특히 주행에서 드러난 성격과 방향성 분명하다. 고성능 수치를 갖추고도 이를 과하게 드러내기보다, 일상 주행에서의 편안함과 안정성을 우선하는 방향이다. 이는 전기 SUV 시장에서 점점 중요해지는 ‘실사용 중심 가치’와 맞닿아 있다.
국내 진출을 앞둔 시점에서 보면 의미는 더 분명해진다. 지커 7X는 단순히 새로운 전기 SUV가 아니라, 국내에서 테슬라를 중심으로 형성된 전기차 시장의 선택지 폭을 넓혀줄 수 있는 모델이다. 상품성과 더불어 경쟁력 있는 가격이 7X의 국내 흥행 성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신형 지커 7X에 적용된 웰컴 라이트 기능 ‘스타게이트’ / 출처=지커 |
지커코리아 관계자는 “7X의 국내 출시 가격은 미정이다. 글로벌 시장 안에서 가장 매력적인 상품 구성과 가격을 국내 시장에 제공할 수 있도록 본사와 치열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며 “국내에서 먼저 선보일 신형 7X는 1831개 LED 램프를 바탕으로 차량 전면 93인치 면적에 선보일 웰컴 라이트 ‘스타게이트’를 비롯, 실내 냉온장고 등을 기본 탑재해 선보이려고 한다. 아직 정확한 출고 시점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지커 7X를 기다리는 많은 소비자의 관심에 보답하기 정부 부처와 함께 빠른 국내 인증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IT동아 암스테르담(네덜란드)=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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