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파키스탄 고위 당직자를 인용해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스티브 위트코프 트럼프 행정부 중동 특사,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이번 주 이슬라마바드에서 이란 당국자들과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측에선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의 참석 가능성이 거론된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과거 미국과의 협상이 실패로 끝난 전례가 있고, 갈리바프 의장은 밴스 부통령의 불참시 협상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있어 이들의 참석 여부는 불확실하다.
이는 파키스탄 정부 실세인 아심 무니르 육군참모총장이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이후 논의가 급물살을 탄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지난해 6월 미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라는 평가를 받는다.
전날에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전화 통화를 통해 이번 전쟁이 지역 및 세계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란이 지역의 안정과 안보를 유지하고 외부 세력의 개입에 대응하는 데 전념하고 있으며 지역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기를 원한다”고 말했으며, 샤리프 총리는 긴장 완화와 외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파키스탄은 이란과 국경을 맞댄 이웃 국가이자 상당한 규모의 시아파 인구가 거주한다. 동시에 파키스탄은 미국의 동맹국이나 여타 중동 국가들처럼 미군 기지가 없어 이란의 보복 공격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란과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외교적인 해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이란의 발전소와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군사 공격을 5일간 보류하도록 지시했다”고도 했다. 이는 앞서 21일 이란을 향해 ‘48시간 최후통첩’을 연기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위협을 철회한 배경에는 중동 중재자들이 주도한 비공개 외교 협상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19일 새벽 이집트, 튀르키예,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외무장관들이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모여 이란 전쟁의 외교적 출구를 찾기 위한 회담을 진행했고, 이집트 정보 당국은 이란 혁명수비대와 비공식 소통 창구를 통해 5일간 교전 중단을 제안했다.
미국 당국자들은 이 논의를 통해 분쟁을 해결할 합의 가능성이 있다는 희망을 얻었고, 트럼프 대통령도 21일 처음으로 이란과의 논의 가능성을 보고 받고 긍정적으로 반응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쟁에 따른 정치적·경제적 부담이 확대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일부 참모들의 종전 의지가 점점 더 강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아직까지 중동 중재자들은 미국과 이란의 조기 합의 가능성에 회의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양측의 입장 차이가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포기와 탄도미사일 개발 중단, 역내 대리세력 지원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향후 공격 중단 보장과 전쟁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령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미국이 이란의 군사력을 약화시킨 것 외에 어떤 전략적 성과를 얻었는지가 새로운 논쟁거리가 될 것이라고 WSJ는 전망했다. 이란 정권이 큰 타격을 입었지만 여전히 체제가 유지되고 있으며, 미국은 이란 내 고농축 우라늄을 확보하지 못한 채 전쟁이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