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드 바르네아 이스라엘 모사드 국장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미 정부 측에 이란 내부 봉기론을 보고했다고 한다./인스타그램 |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기 전 전쟁이 시작되면 내부 봉기로 이란 신정(神政) 정부가 무너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시나리오를 미국 측에 전달하며 개전을 설득했고, 실제 이란전이 발발했지만, 기대했던 움직임이 일어나지 않으면서 전쟁이 현재까지 출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 빠지게 됐다는 것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22일 전·현직 미국과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 등을 인용해 “이스라엘은 이란 내부에서 반란을 촉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 수장 다비드 바르네아는 전쟁 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전쟁이 시작된 지 며칠 안에 모사드가 이란의 반정부 세력을 결집시킬 수 있고 폭동과 다른 반란 행위를 촉발해 정부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르네아는 지난 1월 중순 워싱턴 DC를 방문해 같은 내용을 트럼프 정부 고위 관계자에게도 전달했다고 한다. 네타냐후도 모사드의 주장을 근거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설득에 나섰다. 그는 지난해 12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트럼프를 만나 “몇 달 안에 이스라엘이 이란의 미사일 기지를 타격할 수 있도록 승인해 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달 11일 백악관을 찾아 3시간 동안 구체적인 공격 날짜, 전쟁 전망,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 합의 가능성 등을 논의했다.
이스라엘 정보 기관 모사드./X |
이스라엘 측이 제시한 낙관론에 대해 미국 측은 회의적인 입장이었다고 한다. 미국 측 관계자들과 심지어 이스라엘 국방군(IDF) 산하 정보본부인 아만(AMAN)도 대규모 봉기 가능성을 낮게 봤다. 지난해 7월까지 트럼프 정부 이란 협상팀에서 근무한 애틀랜틱 카운슬 연구원 네이트 스완슨은 NYT에 “이란 내 반(反)정부 성향 사람들은 정권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들에게 맞서다 죽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이스라엘 내부 봉기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도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달 28일 이란 공습을 감행했다. 트럼프는 공격 당일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란인들에게 “폭탄이 곳곳에 떨어질 것이며 우리가 끝나면 당신들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했다. 아직까지 이란 내부에서 정권을 위협할만한 봉기는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모사드는 쿠르드 민병대가 내부 봉기 과정에서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계산도 했다. 트럼프는 5일 언론 인터뷰에서 쿠르드족 민병대가 국경을 넘어 이란에 지상전을 펴는 것을 지지한다고 했지만, 7일에는 말을 바꿔 “쿠르드족이 개입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튀르키예 외무장관 하칸 피단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에게 “쿠르드족을 지원하지 말라”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한다.
이스라엘 모사드는 쿠르드족 민병대가 이란 내부 봉기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연합뉴스 |
이스라엘은 지금도 이란 내 봉기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다. 네타냐후는 19일 기자회견에서 “공중에서 혁명을 일으킬 수 없다”면서 “지상 요소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지상군 투입이 봉기를 유발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주미 이스라엘 대사 예히엘 라이터는 CNN에 “지상 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란 병력이어야 한다”고 했다.
[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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