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뮬러 전 연방수사국) 국장. AP 뉴시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 2017년 대선 과정에서 자신과 러시아의 유착 의혹을 수사한 로버트 뮬러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전날 숨지자 “그가 죽어서 기쁘다”고 밝혔다. 이른바 ‘러시아 게이트’ 수사를 정치 조작이라며 반발해 온 트럼프가 수사 책임자의 죽음에 원색적으로 앙금을 드러낸 것이다.
이날 그는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로버트 뮬러가 방금 죽었다. 잘됐다. 그가 죽어서 기쁘다. 이제 더는 무고한 사람들을 해칠 수 없다”고 썼다. 이에 공화당 내에서도 “기독교적 가치에 어긋나는 잘못된 발언”(돈 베이컨 하원의원)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앞서 뮬러 전 국장 유족은 이날 성명을 통해 고인이 향년 81세로 전날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사망 원인이나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그가 2021년 여름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고인은 베트남전 참전용사이자 퍼플하트 훈장 수훈자로, 2001년 9·11 테러 일주일 전 FBI 국장에 취임했다. 이후 FBI의 대테러 역량과 정보 기능을 끌어올리는 조직 개편을 주도해 초당적 신망을 받았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10년의 FBI 국장 임기 종료된 후에도 그의 임기를 2년 더 연장했다.
고인은 2017년 5월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캠프를 지원했다는 ‘러시아 게이트’ 특별검사로 임명되며 공직에 다시 복귀했다. 그는 22개월의 수사를 통해 트럼프 측근과 러시아 정보요원 등 34명을 기소하고 일부 유죄 판결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당시 재임 중이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선 형사 기소를 하지 않았다. 그는 2019년 미 의회 증언에서 “현직 대통령은 기소할 수 없다는 법무부 방침에 따라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는지 판단하지 않기로 했다”며 “대통령이 무죄로 입증된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게이트 수사를 ‘마녀 사냥’으로 규정하며 뮬러 전 국장을 포함한 수사 참여자들을 줄곧 비판해왔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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