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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일자리④] 주방·홀 차지한 로봇…외식업, 이젠 기술 기반 서비스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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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도입 확대하는 프랜차이즈
"서비스업 일자리 문제, 정부 역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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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오후 서울 강동구 교촌치킨 고덕비즈밸리점에서 협동조리로봇이 치킨을 조리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인공지능(AI)이 어느새 인간의 업무를 깊숙이 침범하고 있습니다. 단순 반복 업무를 넘어 인간의 고유 영역이라고 여겼던 창의성과 판단의 능력까지 AI가 장착했습니다. 인간의 일자리가 빠르게 줄어들 것이라는 공포심과 함께 생산성 혁명이라는 기대감이 엇갈립니다. <더팩트>는 이번 [AI와 일자리] 기획을 통해 기술이 인간의 동료가 될지 아니면 인간의 대체재가 될지 짚어보고자 합니다. 거스를 수 없는 AI 혁명 속에서 우리 사회가 준비해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 그 해법을 모색하겠습니다. <편집자주>

[더팩트 | 손원태 기자] 피지컬 AI를 장착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처럼 두 발로 물류센터를 다니고, 상품 분류부터 포장까지 해내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나아가 로봇은 공장에서도 투입돼 사고 위험을 줄이는 것은 물론, 작업의 정확도와 완성도마저 끌어올린다.

외식업계도 로봇의 물결은 거세지고 있다. 물류센터나 생산공장처럼 거대한 자동화 설비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이제 주방에서의 뜨거운 화구는 로봇이 지키고 있다. 홀에서도 인간이 떠난 빈자리를 로봇이 깨끗하게 정리한다. 영화 속에서나 볼 법한 로봇과 인간의 공존이 우리의 일상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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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오후 서울 강동구 교촌치킨 고덕비즈밸리점에서 협동조리로봇이 치킨을 조리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 "균일한 맛이 중요해" 외식 프랜차이즈 주방 차지한 로봇들

지난 6일 찾은 교촌치킨 고덕비즈밸리점은 독특한 풍경으로 정평이 났다. 주방에서는 로봇이 쉴 새 없이 치킨을 튀겼고, 한쪽에서는 직원들이 로봇이 만든 치킨을 붓질로 소스를 입혔다. 로봇은 단순히 치킨 튀기는 것을 넘어, 부스러기도 털어내는 성형 작업도 척척 완수했다. 퇴근시간대를 앞두고 주문이 밀려오기 시작했으나, 로봇과 인간은 하나가 돼 분주히 움직였다.

이 로봇의 정식 명칭은 '협동조리로봇'이다. 앞서 교촌은 지난 2021년 10월 로봇제조업체 '뉴로메카'와 손잡고, 1년 넘게 공을 들여 로봇을 개발했다. 2022년 말부터 교촌은 전국 매장에 순차적으로 협동조리로봇을 보급했고, 고덕비즈밸리점은 당시 선제적으로 이를 들여왔다. 로봇의 조리 과정은 △1차 튀김 △성형 △탈유 △2차 튀김으로 진행되는데, 치킨의 부위나 종류에 맞춰 정해진 절차를 오차 없이 수행한다.

로봇의 도입으로 주방은 180도 달라졌다. 직원은 닭에 반죽을 입혀 튀김기에 넣기만 하면 된다. 직원들은 로봇 덕분에 맛과 품질이 균일해졌고, 고객 불만도 눈에 띄게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튀김기에 닭을 넣은 뒤, 타이머를 매번 확인할 필요도 없어 업무 강도도 낮아졌다.

이처럼 교촌은 자사 레시피에 최적화한 로봇을 개발했다. 로봇은 매장별 주방 동선이나 조리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움직인다. 원격 제어 기능도 탑재돼 로봇 관리 편의성도 높였다. 교촌은 현재 국내에서 24곳 매장과 32대 로봇을, 해외에서 미국 3개 매장과 4대 로봇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에선 로봇 대당 가격을 약 5000만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교촌은 로봇을 매장에 도입하면서 만성적인 인력난 해결과 조리 품질의 표준화, 피크타임 시간 준수 등의 효과를 기대한다.

교촌 고덕비즈밸리점을 운영하는 조명규 씨(46)는 "로봇을 처음 사용하던 7~8개월 동안은 움직임이 매끄럽지 못해 인간의 손길이 많이 필요했는데, 1년여의 시간이 지나면서 부족한 부분이 개선돼 현재는 없어선 안 될 필요한 존재가 됐다"며 "로봇으로 인해 세 명이 해야 할 일을 두 명으로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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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오후 서울 천호동 애슐리퀸즈에 서빙 로봇과 청소 로봇이 홀을 돌아다니고 있다. /남윤호 기자


◆ 로봇 도입에 변수 줄고 효율성 향상

로봇의 효용성은 가성비 뷔페로 유명한 애슐리퀸즈에서도 톡톡히 빛을 발했다. 지난 13일 방문한 성수낙낙점에서는 조리사로 변신한 로봇이 잡채와 김치찜 등 손이 많이 가는 메뉴들을 척척 만들고 있었다. 로봇 명칭은 '자동조리화기'로, 업계에선 '로봇웍'으로도 불린다. 로봇은 세탁기처럼 빙글빙글 돌면서 각종 재료와 소스를 적절하게 볶아준다. 단 5분 만에 최대 25인분까지 조리할 수 있으며, 현재 30개 지점에서 15종 이상의 매뉴를 책임진다.

주방 일손을 거드는 또 다른 공신으로 '자동 롤성형기'도 있다. 이 기기는 김밥과 초밥의 베이스가 되는 밥을 정교하게 만든다. 과거 조리사가 일일이 손으로 말아야 했던 과정을 자동화해 속도를 개선했다. 특히 밥의 밀도와 중량도 정밀하게 조절 가능하며, 신입직원도 어렵지 않게 균일한 모양의 김밥과 초밥을 만들 수 있다.

애슐리퀸즈 운영사인 이랜드이츠는 "자동조리화기를 도입하면서 조리 시간을 기존 대비 약 2~3시간가량 단축했다"며 "로봇과 자동화기기 도입을 통해 메뉴 품질을 표준화하고,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결과물의 변수도 줄여 업무 효율성도 높였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애슐리퀸즈 천호점에서도 이색적인 풍경을 마주할 수 있었다. 로봇들이 홀을 반려동물처럼 돌아다녔다. 이 로봇들은 손님들의 뒷정리를 돕고 있었다. '청소 로봇'과 '서빙 로봇'으로, 두 로봇 모두 자율주행 핵심인 라이다(LiDAR) 센서가 탑재됐다. 복잡한 매장 안에서도 장애물을 피해 자유자재로 움직였다. 바닥 청소와 같은 단순 반복 업무를 전담해 직원들의 일손을 덜었다. 청소 로봇은 현재 천호점과 분당점 등 애슐리퀸즈 4개 매장에서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서빙 로봇의 경우 손님이 음식을 다 먹은 뒤에 호출 버튼을 누르면, 테이블까지 자동으로 다가간다. 손님은 식사를 마친 접시를 서빙 로봇에 올려놓기만 하면 된다. 매장 직원들은 고객 응대나 테이블 관리 등과 같은 서비스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다. 애슐리퀸즈는 지난 2021년부터 스타트업 브이디컴퍼니에서 서빙 로봇을 들여왔고, 올해 청소 로봇으로 확대했다.

이랜드이츠는 "로봇 도입으로 매장 운영 효율성이 최대 40%가량 향상됐고, 고객 만족도도 높아졌다"며 "외식업도 단순 서비스업을 넘어 기술 기반의 서비스업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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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게소·급식장도 스며든 로봇…서비스직 고용 감소 우려

로봇은 식당과 뷔페를 넘어 카페, 휴게소, 급식실 등 일상 곳곳으로 스며들었다. 대표 사례가 풀무원푸드앤컬처가 운영하는 안산휴게소다. 이곳에는 풀무원과 커피 프랜차이즈 탐앤탐스가 협업해 선보인 '로봇 바리스타'가 24시간 상주한다. 로봇 바리스타는 손님이 키오스크로 아메리카노나 카페라떼를 주문하면, 단 1분여 만에 커피를 내린다.

안산휴게소의 명물은 이뿐만 아니다. 로봇웍이 마라탕, 소고기덮밥, 찹 스테이크 등 까다로운 요리도 막힘없이 해내는 것이다. 로봇웍은 정교한 알고리즘이 내재돼 있어 3분 만에 요리가 완성된다. 채소를 볶으며, 웍을 자유자재로 흔들고, 스스로 화력까지 조절한다. 특히 1층과 2층을 잇는 '기송관' 배달 시스템은 별미다. 손님이 1층에서 김밥을 주문하면, 2층 주방에서 제조된 김밥이 70m 길이의 기송관을 타고 내려온다.

급식업체 아워홈도 주방 현장에 'AI 카메라'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조리사가 주방에 들어서면 AI 카메라는 복장 상태나 위생 수칙 준수 여부를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또한 주방 내 이상 소음이나 온도를 감지해 화재 위험도 예방한다. 아워홈은 실시간 재고를 자동 등록하는 'BCR 카메라'와 스스로 물량을 조절하는 'SCM 솔루션' 등 AI 시스템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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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로봇산업협회의 '2023년 기준 로봇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로봇 제조업체 수는 2500여곳에 이르고, 전체 생산 규모는 5조7000억원인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조리·서빙 로봇을 만드는 전문서비스용 로봇산업의 생산액은 5600억원을 돌파했으며, 수출액 또한 70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국내 로봇 산업의 외연 확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K-로봇의 기술력이 본격적으로 입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전문가 사이에서는 로봇의 발전과 함께 인간의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로봇과 인간의 공존이 앞당겨지는 만큼, 정부의 역할론도 제기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로봇이 물류센터나 생산공장을 넘어 인간의 가장 친숙한 공간인 외식업종에서도 일손을 덜고 있다"며 "AI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정부도 로봇 상용화로 인한 일자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 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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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기사>
[AI와 일자리①] 급격히 다가온 AI 시대, 대한민국 '일자리 구조'가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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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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