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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여행지서 ‘퍽’ 밀치고 줄행랑”…관광객·여성·어린애 노리는 ‘어깨빵 괴한’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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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일본 도쿄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에서 대만 소녀가 카메라를 향해 V(브이) 자를 그리며 웃는 순간, 인파 속에서 마스크를 쓴 여성이 나타나 소녀를 뒤에서 세게 밀쳐 넘어뜨리는 모습. 소셜미디어(SNS) 캡처


일본에서 행인을 고의로 밀치는 ‘부츠카리 오토코’ 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번지고 있다. ‘부딪치는 아저씨’라는 뜻의 이 말은 사람이 붐비는 거리나 역에서 지나가는 행인을 어깨나 가방으로 세게 들이받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유유히 사라지는 행동을 가리킨다. 가해자가 남성이어서 이런 이름이 붙었지만, 최근에는 여성 가해자도 심심찮게 목격된다.

표적은 주로 여성과 어린이, 짐을 든 관광객이다. 힘없고 방심한 이들을 노린다는 점에서 더욱 악질적인 행태로 지목된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피해 사례가 잇따르면서 이 현상이 국내에서도 빠르게 주목받고 있다.

18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이 현상은 지난 2월 25일 도쿄 시부야의 인파 밀집 구역이자 관광 명소인 ‘스크램블 교차로’에서 촬영된 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서 확산하면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대만 출신 어린 소녀가 교차로 한복판에서 카메라를 향해 손가락으로 V(브이) 자를 그리며 환하게 웃는 순간, 마스크를 쓴 여성이 뒤에서 소녀를 세게 밀쳐 넘어뜨렸다. 가해 여성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군중 속으로 사라졌다.

이 영상은 인스타그램에서 100만 뷰를 넘기며 빠르게 퍼졌다. 영상을 찍은 소녀의 어머니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일이 일본에서 꽤 자주 일어난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중국 대사관은 시부야 교차로 사건 이후 자국민에게 “혼잡한 장소에서는 다른 사람과 거리를 유지하고,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부츠카리 현상이 처음 세간의 주목을 받은 건 2018년이다. 당시 한 남성이 신주쿠역에서 여러 여성을 의도적으로 들이받는 영상이 퍼지면서 일본 사회에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이후에도 피해는 이어졌다. 도쿄 다마치역 인근에서는 행인에게 들이받혀 갈비뼈가 부러진 여성 피해자가 나왔고, 해당 역 출입구에는 통행자를 분리하기 위한 볼라드까지 설치됐다.

지난해 5월에는 후쿠오카에서 가방으로 행인들을 반복적으로 들이받은 59세 부교수가 체포되기도 했다. 이 혐의에는 최대 징역 2년 또는 30만 엔(약 280만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으며, 부상을 입혔을 경우 처벌은 더욱 무거워진다.

아직 공식 통계는 없지만 2024년에 실시된 2만 1000명 대상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14%가 부츠카리 피해를 직접 경험했다고 답했다. 6%는 직접 목격한 적이 있다고 했으며, 5%는 경험과 목격 모두에 해당한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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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한 남성이 혼자 걷는 여성을 의도적으로 표적 삼아 어깨로 거칠게 밀치며 지나가고 있다. SNS 캡처


한국인 관광객들도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최근 국내 SNS에는 도쿄 아사쿠사의 한 백화점 식품관에서 30대로 보이는 현지 여성에게 ‘어깨빵’을 당했다는 경험담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통로를 걷던 중 그 여성이 가방을 끌어안은 채 강하게 몸을 부딪치고 지나갔으며, 소리를 질러도 여성이 끝까지 뒤돌아보지 않았다고 전했다. A씨는 “관련 사례를 미리 알고 있었는데도 당하고 나니 한참이 지나도록 심장이 두근거렸다”고 말했다.

이 게시글이 확산하자 댓글에는 “도쿄, 후쿠오카, 오사카에서 모두 당했다”, “아무 이유 없이 걸어가는데 퍽 밀치더라”는 유사 피해 경험담이 잇따랐다.

전문가들은 이 현상의 배경으로 성 역할에 대한 낡은 인식과 현대 사회의 스트레스를 꼽는다.

기류 마사유키 도요대 사회학과 교수는 “남성이 여성보다 우월하다는 구시대적 관념이 아직 뿌리 깊이 남아 있다”면서 “취업난과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전통적인 남성상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약자를 밀치는 행위로 울분을 푸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해자들이 주로 인파 속에 섞여 자취를 감추기 때문에 경찰에 붙잡힐 위험도 낮다는 점도 이 행동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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