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전쟁을 계기로 인공지능(AI) 사용 범위를 둘러싸고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 앤스로픽 등 AI 개발사들 간 갈등이 벌어진 가운데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황 CEO는 명확한 대답은 피한 채 AI를 유용하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CEO는 17일(현지 시간) 시그니아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2시간 가까이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엔비디아가 전날부터 나흘간 개최하는 기술 연례행사인 ‘GTC 2026’와 관련해 궁금증을 해소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이란 전쟁과 관련한 질문이 나왔다. ‘AI를 쓰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영역은 어느 분야인지’ 묻는 질문이었다. AI를 대중 감시와 전쟁에 활용하는 것을 두고 찬반이 엇갈리는 상황을 황 CEO는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 2월 말 미국의 공격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에 앤스로픽 AI 모델인 ‘클로드’가 사용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생포 작전에 이어 전쟁에도 AI가 투입된 것이다. 미 국방부(전쟁부)는 앤스로픽에 제한없는 AI 사용을 요구했지만 앤스로픽이 이를 거부하면서 앤스로픽은 공급망 위험 요소로 지정돼 협력사를 대거 잃을 위기에 처했다.
황 CEO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분명히 AI에는 백 만가지 이유가 있다”며 운을 뗐다. 그는 “범위가 너무 넓어서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기능이 무엇인지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며 “AI는 법을 어겨서는 안 된다. AI는 자신이 갖추지 못한 기능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황 CEO는 자동차를 예로 들었다. 그는 “자동차가 시속 65마일로 주행하면 안전하다고 알려줄 때 시속 50마일까지는 차가 폭발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인류가 시간이 지나면서 배워야 할 매우 합리적인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조금 더 겸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SF 소설에 나오는 AI 버전으로 모든 사람을 겁주는 것은 오만하다”며 “저는 사람들을 겁주는 대신 삶을 배워나가는 것을 선호한다”고 강조했다.
황 CEO의 발언은 AI를 위협적으로 보는 시선에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저 나름의 의견은 있지만 최종적으로 우리는 AI가 우리를 위해 많은 훌륭한 일들을 해주기를 바란다”며 AI 전시 사용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피한 채 AI를 유용하게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황 CEO는 건강을 지키는 혈액 속 백혈구처럼 AI도 사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이버 보안에는 AI가 AI 에이전트 시스템으로 활용돼야 한다. 백혈구처럼 기업을 보호해야 한다”며 “AI와 사이버 보안을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김창영 특파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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