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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복 벗으니 근육질 민소매가…中공무원 70만 ‘왕훙’된 사연 [정다은의 차이나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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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어 많으면 승진 유리”
中 관리들 너도나도 더우인行
사망사고·댓글조작 등 부작용도
“인터넷 형식주의” 비판도 제기
서울경제

인민복을 차려입은 마을 간부가 갑자기 민소매 셔츠를 입은 근육질 청년으로 변신합니다. 감을 한가득 등에 진 채 팔로어들을 ‘바오(중국어로 아기)’라고 칭하며 감 구매를 적극 장려하는데요. 여성 팬들의 댓글로 가득한 이 영상은 좋아요 수만 10만 개를 훌쩍 넘겼습니다.

상황극이 아니라 실제 중국 지방정부 홍보 담당자의 모습입니다. 카약 선수 출신 린양둬(28)는 인플루언서를 꿈꾸며 반려동물 계정을 운영하다가 저장성 샤오싱시 신창현에서 우연히 한 브이로거를 만나 농산물 홍보를 시작했는데요. 불과 7개월 만에 팔로워가 70만 명 늘어나자 그를 눈여겨본 지방정부가 홍보 담당자로 공식 채용한 것입니다.

톈안먼서 “인민 위해 헌신”…SNS로 주민 소통
17일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이처럼 중국에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 관리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관영 매체를 통한 딱딱한 홍보 대신 숏폼 영상과 라이브 방송을 통한 소통 방식이 주민들로부터 더 큰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인데요.

하이난성 관리 우샤오위(36)는 지난 9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회의가 열리던 톈안먼 광장 인근에서 더우인(틱톡 중국판) 팔로워 24만 명을 상대로 직접 영상을 촬영하며 “국민을 대표하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산시성 관리 팡푸창은 노인들에게 따뜻하고 값싼 국수를 대접하는 영상을 올려 큰 호응을 얻었고, 후난성의 한 현 당서기 덩췬은 교통 상황 등 일상적인 주제를 다루면서도 댓글과 불만 사항에 몇 시간씩 답변하는 모습으로 주목받았습니다.

“SNS 잘하면 승진·투자 기회↑”
이같은 흐름은 관리들 사이에서 승진을 위한 ‘트래픽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광시대학교와 산둥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소셜 미디어에서 유명한 관리들은 더 많은 찬사와 기회를 얻고, 국가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가능성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산당 역시 긍정적입니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2월 논평에서 “영향력 있는 관리들은 공산당원들이 영원히 젊고 새로운 책임과 성과를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습니다. 쓰촨성 스팡시 정부 또한 “기회와 트렌드를 포착하는 것은 일선 간부에게 필수 역량”이라며 “농산물 판매 시장을 찾기 위해 인터넷 활용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과열 경쟁에 사망사고까지…‘형식주의’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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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부작용도 적지 않습니다. 신장위구르 자치구 관리였던 허자오룽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승마 영상을 제작하며 더우인에서 60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모았지만 2020년 큰 낙마 사고를 당했는데요. 당시엔 극적으로 살아남았지만 올 1월 촬영 중 발생한 사고로 결국 세상을 떠났습니다.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댓글부대’ 논란도 일었는데요. 중국 동북부 헤이룽장성의 한 도시는 2024년 공공 부문 직원들에게 공무원 콘텐츠에 ‘좋아요’를 누르는 할당량을 설정해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최근 한 관영매체는 라이브 방송 등 SNS 활동이 “공무원들이 현장 방문과 조사,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쏟아야 할 에너지를 빼앗을 수 있다”고 지적하며 이 현상을 ‘인터넷 트래픽 형식주의’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베이징=정다은 특파원 down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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