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트럼프 “정상회담 하려면 호르무즈에 군함 파견”에 中 “군사행동 중단해야”

댓글0
中 “군사행동 중단하고 긴장 피해야”…회담 연기설엔 “양국 소통 중”
전문가 “미중 관계 경색 피하면서 정치적 해결 기조 유지할 듯”
헤럴드경제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부산 김해공군기지 의전실 나래마루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담장을 나서며 대화하고 있다. 2025.10.30 handbrother@yna.co.kr



[헤럴드경제=김태열 선임기자] 미중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중국에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을 요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 중국 정부가 ‘군사 행동 중단’이라는 원론적 입장으로 화답했다. 중국은 직접적인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군사 행동 자체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강조하면서 사실상 호위 연합 참여에는 선을 그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묻는 말에 “호르무즈 해협과 그 인근 해역의 긴장이 최근 고조되면서 국제 화물 및 에너지 교역 통로에 충격을 주고 있으며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고 있다”고 말했다. 린 대변인은 이어 “각국이 즉각 군사 행동을 중단하고 긴장 상황의 추가적인 고조를 피해야 한다”며 “지역 정세 불안이 확대돼 세계 경제 발전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으로부터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한 요청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추가로 제공할 정보가 없다”며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협력하지 않을 경우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미중 정상회담을 연기할 수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도 정면 대응을 자제했다. 린 대변인은 “정상 외교는 미중 관계에서 대체할 수 없는 전략적 지도 역할을 한다”며 “양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문제와 관련해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향해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 호위 요청에 응답하지 않을 경우 미중 정상회담을 연기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또 지난 1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이란의 봉쇄 시도로 영향을 받는 여러 국가가 미국과 함께 군함을 파견해 해협이 계속 개방되고 안전하게 유지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히며 중국·프랑스·일본·한국·영국 등을 거론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만큼 해상 안전 확보에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운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실제로 군함을 파견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중국이 중동 문제와 관련해 일관되게 ‘정치적 해결’과 ‘군사 행동 반대’ 입장을 강조해 왔기 때문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 연합에 참여할 경우 외교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중국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이란과 긴밀한 경제·에너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군사적 개입에 신중한 배경으로 꼽힌다. 이란은 중국의 주요 원유 공급국 가운데 하나로, 중국의 중동 원유 수입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은 비공식 경로로 이란 원유 수출량의 약 80%를 구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중국 전체 원유 수입량의 13%로 추산된다. 특히 양국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 속에서도 위안화 결제 확대 등 금융 협력을 강화해 왔으며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에서도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외교가에서는 이런 구조 속에서 중국이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 연합에 참여할 경우 이란과의 전략적 관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중국이 이란 전쟁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입장은 ‘중재’와 ‘중립’”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을 수용한다면 전쟁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셈이 되기 때문에 중국이 참여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 문 교수는 이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만큼 호르무즈 해협 문제로 양국 관계가 급격히 경색되는 상황은 피하면서도 그동안 강조해 온 정치적 해결 원칙을 재확인한 발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매체 연합조보도 중국 군사전문가 쑹중핑의 분석을 인용해 중국이 군사력을 동원해 유조선을 호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했다. 쑹중핑은 중국이 줄곧 정치적 수단을 통한 분쟁 해결을 주장해 왔다며 특히 이란 군사력과 충돌하는 상황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내부에서도 미국의 요구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신화통신 계열 소셜미디어 계정 ‘뉴탄친’은 “미국이 중국에 뒤처리를 도와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환구시보 총편집인을 지낸 후시진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시작한 전쟁을 세계 전체가 이란과 싸우는 전쟁으로 바꾸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군사적 개입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기보다는 긴장 완화와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는 기존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호르무즈 문제로 미국과 정면충돌하는 상황은 피하려 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 주요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

지금 봐야할 뉴스

  • 동아일보국민성장펀드에 3년 이상 투자땐 최대 40% 소득공제
  • 문화뉴스충청·전라 내륙 짙은 안개…아침기온 -3도~8도, 모레 전국 5mm~70mm 비
  • 연합뉴스TV'모텔 약물살인' 피해자 3명 더 있었다…추가 확인
  • 이데일리美재무장관 “이란 원유 수출 계속 허용”…유가 급등 속 공급 유지 의도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