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백악관과 가까운 한 소식통은 "백악관은 유가가 지속적인 정치 문제가 되기 전까지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는 3~4주의 시간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게티이미지연합뉴스 |
그는 "전쟁의 주요 단계가 끝나고 경제 회복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5월부터 8월까지 여름 내내 그 회복세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전직 당국자는 행정부 차원에서 정책 변화가 있으려면 유가에 대한 일관된 분석이 있어야 한다며 "이러한 일시적이고 작은 변동을 행정부가 정책 수립 근거로 삼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유가 급등으로 인해 대이란 군사전략을 변경하는 문제를 심각하게 검토한 적이 없다. 폴리티코는 또 다른 당국자도 같은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주말 유가 급등에 대해서는 무방비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과 가까운 또 다른 소식통은 지난 8일 밤 백악관 관계자들이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다음날인 9일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조기 종결 시사 발언을 내놓는 등 트럼프 행정부는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이후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했던 국제 유가는 한풀 꺾였다.
이어 10일 유가가 배럴당 80달러까지 떨어지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유가 상승이 단기적이며 관리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키우게 됐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테일러 로저스 백악관 대변인은 "궁극적으로 군사적 목표가 달성되고 이란의 테러 정권이 무력화되면 유가가 급속히 내려갈 것이고 공격 개시 이전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며 "미국의 각 가정은 장기적으로 큰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이 유가 상승을 감당할 수 있다고 보는 기간은 이란 전쟁 종결 시점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미국 내 여론이 이란 전쟁에 회의적인 가운데 유가 급등은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부정적인 여론을 한층 강화한다. 여당인 공화당 내부에서도 이란 전쟁이 물가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중간선거 메시지와 상반된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미 퀴니피액대가 지난 6~8일 실시해 다음날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가 상승을 매우 우려한다는 응답자는 49%, 다소 우려한다는 응답자는 25%였다. 74%가 유가 상승을 우려의 시선으로 지켜보는 것이다. 그다지 걱정하지 않거나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합쳐서 25%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공격 성과를 내세우며 종전이 임박했다는 메시지를 내놓는 것도 여론과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온라인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이란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며 "내가 끝나기를 원할 때 끝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란 전쟁이 끝난다 해서 유가가 곧바로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지는 불분명하다고 폴리티코는 짚었다. 유가는 시장 심리에 영향을 받지만, 걸프 국가들의 생산 재개 시점 등 현실적인 요인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바마·바이든 행정부에서 중동 정책을 담당했던 일란 골든버그는 "이번 전쟁의 결과에 대해 백악관이 얼마나 준비하지 않았는지를 고려하면, 석유 공급과 석유 시장에 미칠 2차, 3차 파급 효과까지 모두 계산했을 거라고는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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