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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급등 당황했나…트럼프, 이란 종전 관련 엇갈린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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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hjkim@pressian.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가 급등을 의식해 이란 종전 관련 엇갈린 메시지를 내놨다. 시장은 일단 조기 종전 가능성에 주목하며 안도했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이하 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도랄에서 공화당원들에 연설하며 이란 관련 "우린 중동에 악을 제거하기 위해 잠시 들렀다"며 "이는 짧은 여정이 될 것"이라며 단기전을 시사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도 이란 분쟁이 "곧, 매우 곧"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내 생각에 전쟁은 거의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해군 및 공군력, 통신 등이 파괴돼 "군사적 측면에서 그들에게 남은 게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장기화 전망 차단에 나선 것은 유가 급등을 의식한 행위로 풀이된다. 이란 사태 초 거래자들이 분쟁의 단기 종료를 예상하며 비교적 완만하게 상승했던 국제유가는 주말 이스라엘의 이란 원유저장고 공습, 중동국들의 연이은 감산 선언에 공급망 혼란 장기화 전망이 짙어지며 8일 밤부터 급등했다.

9일 장중 배럴당 119달러 이상으로 치솟았던 국제유가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 뒤 하락해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4.25% 오른 배럴당 94.77달러,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 대비 6.76% 오른 배럴당 98.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10일 오전에도 전일 대비 8%가량 하락세를 이어가 WTI는 EDT 오전 5시15분(한국시각 오후 6시15분) 기준 배럴당 86.95달러, 브렌트유는 BST 오전 10시14분(한국시각 오후 6시14분) 기준 배럴당 91.05달러에 거래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회견에서 원유 관련 "일부 국가에 제재를 가하고 있는데 (호르무즈) 해협이 정상화될 때까지 그러한 제재를 해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 해제 대상국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로이터> 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제재 해제를 검토 중이고 광범위한 제재 해제 혹은 특정 국가에 러 원유 수입을 허용하는 보다 표적화된 선택지가 고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했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 급등의 주요 원인인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9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원유 흐름을 막는 짓을 저지른다면 미국은 지금까지보다 20배 더 강한 타격을 가할 것"이며 "이란이 국가로서 다시 재건될 수 없도록" 파괴할 거라고 엄포를 놨다. 그러면서 이란에 대한 이러한 경고가 "중국 및 호르무즈 해협에 크게 의존하는 모든 나라들을 위한 미국의 선물"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CBS 인터뷰에서도 호르무즈 해협 위협을 지속할 경우 "이란은 끝장나고 다시는 그 이름을 들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구체적 설명 없이 밝히기도 했다.

최근의 유가 상승은 트럼프 정부 예상 밖이라는 보도가 나온다. 미 CNN 방송은 내부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 고위 보좌관들이 이란과의 전쟁 초기에 유가가 일시적으로 오를 것은 예상했지만 시장 반응의 규모와 지속성에 당황했다고 전했다. 방송은 당국자들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낮은 유가를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삼을 계획이었기 때문에 더욱 경고음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가 급등과 장기전이 정치적 역풍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일부 참모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철수 전략을 모색할 것을 비공개적으로 촉구해 왔다고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일부 참모들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 미국을 전쟁에서 철수시키기 위한 계획을 제시하고 군이 목표를 대부분 달성했다고 주장하도록 권고했다고 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전쟁 조기 종식에 대한 확신을 주기엔 부족했다는 평가다. 시장은 이란 분쟁이 "곧" 끝날 거라는 발언에 주목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관련해 내놓은 메시지는 일관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의원 대상 연설에서 "우린 여러 면에서 승리했지만 충분하진 않다"며 "우린 이 장기 지속된 위험을 제거할 궁극적 승리를 달성하기 위해 더 결연하게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이 "적을 완전히 결정적으로 패배시킬 때까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에서 취재진이 전쟁이 이번 주에 끝날 가능성을 묻자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엄청난 성공을 선언하고 여길 떠날 수도 있지만 더 나아가야 한다면 더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국방부는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란은 전쟁 종결이 미국이 아닌 자국 손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을 보면 9일 알리 모하마드 나에이니 이란혁명수비대(IRGC) 대변인은 "우린 확전을 위한 준비가 돼 있다"며 "종전을 결정하는 건 우리"라고 응수했다. 또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지속 땐 "이 지역에서 1리터의 석유 수출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 지속 봉쇄를 위협했다.

프레시안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플로리다주 도랄에 위치한 트럼프내셔널도랄마이애미 골프 리조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김효진 기자(hjkim@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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