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쿠르드 무장단체 ‘쿠르디스탄 자유당(PAK)’ 전투원들이 지난달 12일(현지시간) 이라크 아르빌 외곽의 한 기지에서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이라크 동부 이란 접경 지역의 쿠르드족이 최근 산악용 차량을 대량 구매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이 쿠르드족 무장단체를 동원한 대이란 지상 공격 작전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이들이 전투에 활용할 차량을 구매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이라크 쿠르드 자치지역 도시 아르빌의 한 자동차 판매점주는 이란계 쿠르드 민병대가 ‘도요타 랜드크루저 LC71’ 차량 50대를 한 번에 구매했다고 전했다. 이 거래는 지난 3일 이뤄졌는데, 당시는 미 중앙정보국(CIA)이 이란 지상전 투입에 대비해 이라크 내 쿠르드 민병대의 무장을 지원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시점이었다고 CNN은 전했다.
CNN은 “차량 구매의 목적을 확인할 수 없었지만 해당 모델은 험난한 지형에 적합한 사륜구동 모델”이라며 “이라크와 이란 국경은 외딴 산악 지역에 있다”고 전했다. CNN은 점주의 신변 보호를 위해 차량을 구매한 민병대 단체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7일 차에 접어든 상황에서 미군 지상군 투입에 부담을 느끼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쿠르드족을 앞세우는 ‘대리 지상전’을 개시할 가능성이 계속 거론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크루드족 분파 지도자들과 통화에서 반이란 성향 이란계 쿠르드족이 이란 서부 지역 일부를 장악할 수 있도록 “미국의 전폭적인 공중 지원”을 제안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라크 쿠르드 자치지역 주요 정당인 쿠르드애국동맹(PUK)의 한 고위 관계자는 WP에 “미국은 이라크 쿠르드족에게 이라크 내 결집 중인 이란계 쿠르드 단체들에 길을 열어주고 군수 지원을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PUK 지도자 바텔 탈라바니와 통화에서 쿠르드족이 미·이스라엘 편에 설지, 이란 편에 설지 선택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일부 온건파 쿠르드 지도자들은 강대국의 대리전에 휘말릴 것을 우려해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이라크 쿠르드족 공식 지도부인 쿠르드 자치정부는 이날 “지역 내 전쟁과 긴장을 확대하려는 어떠한 공작에도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쿠르드계인 이라크 영부인 샤나즈 이브라힘 아흐메드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분쟁에 개입한 모든 이해당사자는 쿠르드족을 내버려 두라”며 “세계 강대국들의 장기말처럼 취급받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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