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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로 커지는 미군의 이란 학교 오인 폭격 정황…어뢰 격침한 이란 군함은 비무장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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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란 호르모즈간주 미나브 지역 한 초등학교에 대한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한 어린이들의 장례식이 열린 3일(현지시간) 추모객들이 슬퍼하고 있다.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시작된 지난달 28일 이 초등학교가 폭격을 받아 156명이 숨지고 96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군의 이란 공격 첫날인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이란 남부의 한 초등학교가 폭격을 당해 어린 학생 165명이 사망했지만, 아무도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조사 중”이란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가운데, 뉴욕타임스(NYT)·BBC 등 해외 언론들은 위성사진 분석 결과 미군의 ‘오인 표적 공격’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4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미군이 이란 초등학교를 공습한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가 알기로는 그렇지 않다”며 “국방부가 이 문제를 조사 중”이라고 답했다. 같은 날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도 ‘미국의 정보력이라면 금세 조사를 끝낼 수 있을 텐데 어느 쪽의 미사일이었는지 결과가 나왔나’라는 질의에 “우리가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는 일은 절대 없지만, 조사하고 있다”라는 답만 내놓았다.

그러나 NYT·BBC는 5일 플래닛랩스가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 학교를 포함해 바로 옆에 인접해 있는 해군기지 내 건물 등 최소 6개의 건물이 모두 여러 차례의 정밀 타격에 명중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에서 민간인 피해 관련 자문관으로 활동했던 웨스 J 브라이언트는 “학교를 포함한 모든 건물이 ‘정확한’ 표적 공격을 받았다”며 “가장 유력한 설명은 해당 학교가 ‘오인 표적’이었을 가능성”이라고 NYT에 말했다.

소셜미디어 등에서 이란 측의 오발 사고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전문가들은 “단 하나의 오발 미사일로는 여러 건물에 그토록 정밀하고 표적화된 피해를 입힐 수 없다”며 반박했다고 NYT는 전했다. 또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의 브리핑에 따르면, 학교가 폭격될 당시 미군은 이란 남부 해역에서 공습 작전을 수행 중이었다. 이스라엘군은 이란 북부를 맡고 있었다.

이 때문에 2013년까지 혁명수비대 해군 기지 일부였던 건물이 이후 초등학교로 용도가 전환되면서 분리된 사실을 미군이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2013년 위성사진을 보면 학교 건물이 기지 안에 포함돼 있었지만, 2016년 9월 위성사진에는 칸막이가 설치돼 학교 건물과 기지와 더 이상 연결돼 있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베스 반 샤크 전 미 국무부 국제형사사법대사는 “미국의 정보 능력을 고려하면, 그들은 해군기지를 공격하기 전에 옆에 학교가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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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해군 시신 수습 4일(현지시간) 스리랑카 갈레에서 보건의료 종사자들이 스리랑카 남쪽 공해상에서 미국 잠수함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한 이란 해군 호위함 ‘아이리스 데나’호 소속 해군들의 시신을 옮기고 있다. AP연합뉴스


한편 헤그세스 장관이 세계 2차대전 이후 처음으로 어뢰로 적함을 침몰시킨 사례라고 홍보한 이란 군함이 공격받을 당시 ‘비무장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헤그세스 장관은 미 해군 잠수함이 스리랑카 인근 인도양 국제수역에서 이란 군함을 어뢰로 격침해 “조용한 죽음”을 맞게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칸왈 시발 전 인도 외교장관은 엑스에 글을 올려 “그 이란 군함은 우리가 밀란 해군훈련에 초청하지 않았더라면 그곳에 있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훈련 규정에 따르면 참가 군함은 어떤 탄약도 탑재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 군함은 무방비 상태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훈련에는 미 해군도 초청됐지만 마지막 순간에 참가를 취소했다”면서 “그들은 이란 함정이 이 훈련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공격은 사전에 계획된 것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발 전 장관은 “미국은 이 군함을 초청한 인도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미국의 공격에 대해 정치적으로도, 군사적으로도 책임이 없지만 도덕적이고 인간적인 차원의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초청으로 이곳에 왔고 우리 대통령이 사열까지 했던 사람들의 사망에 대해 인도 해군이 애도의 뜻을 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브라이언트는 “그 군함이 누구에게도 ‘임박한 위협’이었다고 할 수 없다”며 국제법 위반이라고 가디언에 말했다.

이란 적신월사에 따르면 개전 엿새째인 지난 5일까지 이란에서 미·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사망자는 1200명을 넘어섰다. 적신월사는 또 3000채 이상의 주택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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