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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통감' 송영숙 회장, 전문경영인 체제 지지…정기 주총에 쏠리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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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미그룹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신동국 한미약품 기타상무이사(한양정밀 회장/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주주)와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간 갈등이 격화된 가운데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이 진화에 나섰다.

송 회장은 대주주가 직접 경영에 개입하는 것에 대해 선을 그으면서 동시에 전문경영인 체제가 한미그룹이 나아갈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관련업계에선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송 회장이 박재현 대표의 연임에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다.

5일 송영숙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선진 전문경영인 체제'는 전문경영인의 역할과 권한을 존중하고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원칙"이라며 "대주주는 경영에 직접 개입하기보다 견실한 방향을 제시하고 지지하며, 전문경영인은 부여된 권한과 책임 아래 회사를 이끌어가는 것이 한미가 지향해야 할 바람직한 길"이라고 밝혔다.

송 회장은 임성기 선대 회장도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했다고 언급하며 "다시는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각 사 전문경영인은 관련 제도와 내부 통제 시스템을 더욱 공정하고 투명하게 정비해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송 회장이 입장문까지 낸 이유는 성 비위 사건으로 불거진 대주주와 전문경영인 간의 갈등을 봉합하기 위함이다. 이와 함께 박재현 대표의 연임 안건을 이달 열릴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리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대주주인 신동국 회장과 전문경영인인 박재현 대표의 갈등은 지난 2월 박 대표가 신동국 회장과의 녹취를 공개하면서 드러났다.

박 대표는 신 회장이 한미약품 팔탄공장 고위 임원의 성추행 논란에 대해 해당 임원의 처분 무마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신 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성비위 임원 인사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또한 해당 녹취는 박 대표가 신 회장에게 연임을 부탁하러 온 자리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며 '인사 청탁'을 시사했다.

더불어 '부당한 경영 개입이 발생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이상한 프레임"이라고 일축하며 "대주주로서 전문경영인을 감시·견제하는 역할을 했는데, 대주주 개인이 아닌 전체 주주 이익을 위한 관심을 경영 간섭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신 회장의 주장에 박 대표는 재차 반박에 나섰다. 박 대표는 녹취가 이루어진 시점은 성추행 임원에 대한 처분이 종결되지 않은 시점이었고, 신 회장이 회사의 조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가해자에게 관련 사실을 전달했다고 언급했다.

또한 신 회장에게 부당한 경영간섭의 이유를 물은 자리에서 모욕감을 느끼는 대화가 이뤄졌고, 그 과정에서 연임이 거론됐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과 박 대표가 서로의 주장을 반박하는 사이 송 회장은 지난달 말 4자 연합 회동을 통해 전문경영인 체제 관련 갈등이 나오지 않길 원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갈등이 재차 불거지자 결국 송 회장이 불화를 진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 송 회장은 "한미는 특정 개인 한 사람이 전권을 쥐고 운영할 수 없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한미약품의 최대주주인 한미사이언스를 '4자 연합'이 지배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해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미사이언스가 보유한 한미약품 지분은 41.42%이며 '4자 연합'의 한미사이언스 세부 지분율은 ▲신 회장 23.38%(개인회사 한양정밀 포함) ▲사모펀드 킬링턴 유한회사 9.81% ▲임주현 부회장 7.57% ▲송 회장 3.38% 등이다. 이들은 지난 2024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주주간 계약으로 연합해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기로 합의했다.

관련 업계에선 송 회장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조함에 따라 박재현 대표의 연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진 대다수가 송 회장의 의견에 따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의 경우 최근 임성기 선대회장 제막식에서 모녀와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과거 갈등을 봉합한 모습을 보였다.

임직원들의 신뢰도 박 대표 연임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임직원들은 신 회장에 반발하며 피켓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박 대표는 1993년 한미약품 제제연구센터에 연구원으로 입사한 33년 경력의 '정통 한미맨'으로, 대표로 임명된 이후 가파른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지난해 연결 기준 한미약품 매출은 1조5475억원, 영업이익은 2578억원, 순이익은 1881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9.2%, 33.9%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업계 최고 수준인 16.7%를 달성했다.

자체 개발 제품을 중심으로 수익 구조를 공고히 함과 동시에 내외 유수 제약사들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한 것이 실적 상승으로 이어졌다. 박 대표가 실적 개선을 기록한 상황에서 신 회장이 박 대표의 연임을 반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대한약사회까지 나서서 신 회장의 원료 조달 개입 의혹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한 상황이다. 앞서 신 회장은 중국산 원료를 지시했다는 박 대표 주장에 대해 "약 산업은 품질 제일 위주이며, 동일한 품질을 전제로 비딩(경쟁입찰)을 하라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대한약사회는 "한미약품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젯(성분명 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의 원료 변경 논란과 관련해 의약품 원료 변경은 단순한 경영 판단이나 비용 절감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건강과 의약품에 대한 신뢰와 직결되는 사안"이라고 지적하며 "원료 변경은 단순한 공급처 변경의 문제가 아니라 의약품의 치료 효과와 환자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으로, 충분한 과학적 검증과 규제당국의 엄격한 평가를 전제로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정 국가나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생산 차질이나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의약품 수급 불안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며 "원료의약품 산업은 의약품 공급 안정성과 국가 보건안보 측면에서 중요한 기반이라는 점에서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송 회장은 성 비위 사건과 관련해서도 사과 입장을 밝혔다. 송 회장은 "한미 창업주의 가족이자 대주주 한 사람으로서, 작금의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성비위 사건으로 피해를 입으신 분과 큰 실망을 느끼셨을 한미 임직원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임주희 기자 ljh@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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