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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호르무즈 유조선 10척 불태워”…트럼프 “미군이 호송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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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AP 뉴시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서면서 세계 경제가 유가 급등 후폭풍에 휘청이고 있다. 이란이 해협 내 유조선 10척을 불태우며 이틀째 위협을 이어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유가 불안 진정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필요한 경우 미 해군이 가능한 한 빨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호송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걸프 지역 에너지 운송 선박 등에 대해 미국 국제금융개발공사(DFC)를 통해 보험·보증을 합리적 가격에 지원하기로 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20%가 통과하는 글로벌 에너지 동맥으로 통한다. 해협 봉쇄 시 브렌트유 가격이 120∼130달러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이 잇따르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수송로 방어와 금융 지원 조치를 내놓으며 파장 차단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잠시동안은 유가 높겠지만…” 민심 달래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의 양자 회담에서도 “잠시 동안 유가가 조금 높을 수는 있겠지만, 이 일이 끝나자마자 유가는 내려갈 것이고, 심지어 이전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해협 봉쇄를 통해 미국이 전쟁을 포기하도록 압박하는 전략을 본격화했다. 4일 이란 파르스 통신에 따르면 이날 이란 혁명수비대(IRGC) 해군 부사령관 모하마드 아크바르자데는 “호르무즈 해협이 안전하지 않다는 IRGC 해군의 반복적인 경고를 무시한 10척 이상의 유조선이 각종 미사일 공격을 받아 불에 탔다”고 밝혔다.

주변 산유국 피해도 현실화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2위 산유국이자 석유 수출국인 이라크의 경우 석유 생산이 붕괴 직전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 이라크 최대 규모인 루마일라 유전의 생산이 전면 중단될 위기라고 보도했다. 지난 2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규모인 라스 타누라 정유공장이 가동을 중단했고, 세계 2위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국인 카타르 북부 라스라판 에너지 시설은 이란 드론의 공격을 받아 LNG 생산을 중단했다. 미 국무부는 아람코 본사가 위치한 사우디 다란에 대한 추가 공격 경보도 발령한 상태다.

●NYT “트럼프 입지 위태롭게 하는 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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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뉴시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유가 상승은 피하고 싶은 중대 변수다. 이미 그의 정치적 생명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란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2024년 대선 당시부터 본인 스스로 줄기차게 “유가를 올린 것은 바이든이었다”고 비판하며 유가를 내리겠다고 공언해 왔기 때문이다.

이미 물가상승률을 앞지르는 전기요금 상승률이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휘발유 가격까지 오르는 것은 중간선거에 악재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까지 위태롭게 하며 대통령 재임 기간 중 가장 큰 도박을 감행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측근들 중 일부는 이란 공격이 정치적 이득은 거의 없고, 미군 병력 손실과 유가 상승이라는 막대한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심 품고 있다”고 전했다.

리서치 기업 래피던 에너지 그룹 회장 로버트 맥널리는 NYT에 “만약 호르무즈 해협이 몇 주간 폐쇄돼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기면 경제에 심각한 우려가 제기될 것”이라며 “이 경우 트럼프 행정부는 이 충돌을 끝내야 한다는 압박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도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보수 논객 터커 칼슨은 미군 공습 직후인 1일 ABC 방송에 출연해 이번 작전을 “역겹고 사악하다”고 비판했다.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였지만 현재는 결별한 마조리 테일러 그린 전 하원의원은 엑스(X·옛 트위터)에 “이건 우리가 생각했던 MAGA의 의미가 아니다. 부끄러울 줄 알아야 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직격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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