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한인 종교단체 ‘그리스도의 군사’ 변사사건과 관련해 기소된 한인 용의자 6명 전원이 현지 법원에서 살인 등 주요 혐의에 대한 기각 결정을 받았다. 왼쪽 위부터 차례대로 이씨 형제(26·22)와 모친 이씨(54), 사촌 이씨(26·남), 3형제 중 장남의 약혼녀인 이씨(25), 사건 현장. 귀넷카운티경찰 자료 |
미국 내 한인 종교단체 ‘그리스도의 군사’ 변사사건과 관련해 기소된 한인 용의자 6명 전원이 현지 법원에서 살인 등 주요 혐의에 대한 기각 결정을 받았다.
23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 귀넷 카운티 법원에 따르면, 타멜라 애드킨스 고등법원 판사는 지난 16일 이모씨 등 한인 용의자 6명에 대한 중범죄 살인·범죄단체 조직·사체 은닉·증거 인멸 혐의를 기각했다.
한인 용의자 6명은 2023년 9월 로렌스빌의 자택에서 한국 국적자 조모(31·여)씨를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검찰은 가족 또는 친구 관계인 용의자들이 종교를 자처한 범죄단체 ‘그리스도의 군사’를 조직했으며,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국한 조씨를 이씨 가족 소유 자택에 감금했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자택 지하실에서 몇 주간 음식을 먹지 못한 채 영양실조로 사망했으며, 발견 당시 몸무게가 31㎏에 불과했다고 검찰은 지적했다.
당시 이 사건은 ‘그리스도의 군사’ 살인사건으로 불리며 미국 언론의 커다란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애드킨스 판사는 “검찰의 기소를 뒷받침할 사실관계가 부족하다”며 이들에게 적용된 중범죄 살인 혐의를 기각했다. 사체 은닉·증거 인멸 혐의에 대해서도 “검찰의 기소장이 너무 모호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용의자 6명에 적용된 불법 감금 혐의는 그대로 유지했다.
귀넷 카운티 검찰은 기각 다음날인 17일 항소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팻시 오스틴 갯슨 귀넷 검사장은 “대법원까지 올라가 기소 여부를 다투겠다”고 밝혔다.
한인타운 찜찔방 앞 차량 트렁크 31㎏ 조씨 시신
“이씨 3형제, 사이비 종교단체 설립…조씨 학대”
“장남 이씨는 에모리대 학생…부친은 지역 목사”
1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귀넷 카운티 경찰은 12일 덜루스 한인타운 24시간 찜질방 주차장(사진)에 세워져 있던 은색 재규어 세단 트렁크에서 젊은 한국인 여성 시신이 발견됐으며, ‘그리스도의 군인들’이라는 종교단체 소속 남녀 5명과 10대 소년 1명 등 한인 6명을 살인·감금·증거인멸·사체은닉 혐의 등으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2023.9.14 귀넷카운티경찰 자료 |
2023년 9월 12일 밤, 덜루스 한인타운의 한 찜질방 앞에 세워진 은색 재규어 차량 트렁크에서 한국인 여성 조씨의 시신이 나왔다.
차주는 한국계 미국인 현씨(26·남).
현씨는 이날 인근에 차를 세운 뒤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병원으로 데려가 달라고 부탁했다. 심한 부상을 입은 상태였던 그는 가족과 함께 병원으로 향했고, 몇 시간 뒤 다시 차 트렁크에 있는 소지품을 가져다 달라고 했다.
그리고 현씨의 가족이 차 트렁크를 열었을 때, 그 안에서는 처참한 모습의 시신 한 구가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인 여성 조씨였다.
숨진 조씨의 몸무게는 31㎏에 불과했으며, 이미 몇주 전 영양실조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 있었던 조씨는 왜 불과 두 달 만에 뼈만 앙상한 주검으로 발견된 걸까.
조사 결과 조씨는 한국계 미국인 이모씨 형제 3명과 그 가족의 감금·학대로 인해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조씨의 시신이 발견된 재규어 차주 현씨를 긴급 체포한 경찰은 그와 이씨 형제 3명이 함께 지내던 로렌스빌의 이씨 가족 거주지를 압수수색했는데, 이 과정에서 범행이 이뤄진 지하실을 찾아냈다.
경찰이 확보한 관련 증거물은 지하실에 감금된 조씨가 구타와 굶주림에 시달리다 사망한 것을 뒷받침했다.
이후 경찰은 이씨 3형제(26·22·15)와 모친 이씨(54), 사촌 이씨(26·남), 3형제 중 장남의 약혼녀인 이씨(25)까지 차례로 체포했다.
“조씨 모친과 이씨 모친, 한국서부터 알고 지내”
“숨진 조씨, 우울증 극복차 美 이씨 가족 집으로”
“형제 모친도 적극 범행…물 안 주고 치료 막아”
“이씨 사촌과 장남의 약혼녀도 가담…가족 범죄”
1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귀넷 카운티 경찰은 12일 덜루스 한인타운 24시간 찜질방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은색 재규어 세단 트렁크에서 젊은 한국인 여성 시신이 발견됐으며, ‘그리스도의 군인들’이라는 종교단체 소속 남녀 5명과 10대 소년 1명 등 한인 6명을 살인·감금·증거인멸·사체은닉 혐의 등으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용의자 1명은 한국 국적이며, 나머지 5명은 모두 미국 국적이다. 경찰은 20~30대로 추정되는 피해 여성은 올해 여름 종교단체에 귀의하기 위해 미국에 입국했으며 시신 발견 당시 몸무게가 31㎏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용의자 현씨와 다른 용의자 이모씨 형제 3명이 함께 살던 로렌스빌 거주지 지하실(사진)에 피해 여성을 감금하고 굶기며 구타해 피해 여성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023.9.14 귀넷카운티경찰 자료 |
범행을 주도한 이씨 3형제는 지역 내 한 교회의 목사 자녀다. 이들 중 장남인 이씨는 에모리대학교 재학생인데, 어느 날부터인가 자신이 신의 계시를 받았다면서 예수처럼 ‘12명의 제자’를 모으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요양차 미국 이씨 집을 방문한 조씨는 이들의 먹잇감이 됐다.
귀넷 카운티 경찰서의 한 형사는 지난해 10월 공판에서, 우울증에 시달리던 조씨가 종교에 귀의해 마음의 안정을 찾고자 2023년 7월 21일 미국 이씨 가족의 집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고 밝혔다. 또한 숨진 조씨의 어머니와 이씨 형제의 어머니가 친분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씨 가족의 기이한 행동은 조씨의 상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수사관 증언에 따르면 이씨 가족은 조씨를 지하실에 가둔 뒤 허리띠로 폭행하고 강제로 얼음물에 담그는 등 학대했으며 이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이씨 형제의 모친도 물과 음식을 제한하고, 외출과 병원 진료를 막는 등 범행에 적극 가담했다.
조씨는 제발 살려달라며 애원했지만, 이상한 종교적 신념에 갇힌 이씨 가족의 학대는 계속됐다.
15세 미성년자인 이씨 3형제의 막내가 경찰 조사에서 “이 프로그램은 중단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을 정도다.
검찰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장남인 이씨는 이른바 ‘입교식’ 직후인 2023년 7월 27일, 그러니까 조씨가 이씨 가족의 집에서 기거하게 된 지 약 일주일 만에 약혼녀 이씨에게 “조씨가 3일간 물도 마시지 못하고 계속 실신했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8월 17일에는 “조씨가 음식을 달라고 소리쳤다”고 전했다. 조씨 사망 추정 시각은 8월 18일 새벽 1시다.
결국 미국 입국 한 달 만에 숨진 조씨는 사망하고도 한 달 만인 9월, 현씨의 차 트렁크에서 30대 여성 평균 몸무게의 절반에 불과한 31㎏으로 발견됐다.
“조씨 사망 후 또 다른 한국계 여성 포섭 시도”
“체포된 차주 현씨도 이씨家 감금·학대 피해자”
“이씨家, 현씨 카드로 생활…수만달러 송금 강요”
1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귀넷 카운티 경찰은 12일 덜루스 한인타운 24시간 찜질방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은색 재규어 세단 트렁크에서 젊은 한국인 여성 시신이 발견됐으며, ‘그리스도의 군인들’이라는 종교단체 소속 남녀 5명과 10대 소년 1명 등 한인 6명을 살인·감금·증거인멸·사체은닉 혐의 등으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용의자 1명은 한국 국적이며, 나머지 5명은 모두 미국 국적이다. 경찰은 20~30대로 추정되는 피해 여성은 올해 여름 종교단체에 귀의하기 위해 미국에 입국했으며 시신 발견 당시 몸무게가 31㎏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용의자 현씨와 다른 용의자 이모씨 형제 3명이 함께 살던 로렌스빌 거주지 지하실(사진)에 피해 여성을 감금하고 굶기며 구타해 피해 여성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023.9.14 귀넷카운티경찰 자료 |
그러나 이씨 가족은 조씨 사망 후에도 새로운 ‘타깃’을 물색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장남인 이씨는 조씨가 숨지자 조지아주립대학교에 재학 중인 한국계 미국인 여학생을 만나 포섭하려 했다.
애초 유력 용의자로 이들과 함께 체포됐던 현씨도 자신은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씨의 변호인은 그가 조씨와 같은 지하실에서 이씨 가족에게 고문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씨 가족이 “종교적 극단주의를 주입하기 위해” 현씨의 가슴에 사포질을 하는 등 가혹 행위를 했다는 주장이다.
변호인은 또 “현씨는 허리띠로 얼굴과 성기를 맞아 실신했다. 또 알몸 상태로 에어소프트건에 맞아 온몸에 100개 넘는 상처가 났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장남인 이씨가 현씨를 폭행하는 동영상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 가족은 교외 지역의 건물을 자신들의 교회 용도로 매입하기 위해, 현씨에게 수만 달러를 송금하도록 강요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변호인은 이들이 현씨의 신용카드로 옷과 식비를 결제하는 등 생활비를 충당했다고도 지적했다.
이씨 가족의 고문으로 크게 다친 현씨는 9월 12일 체포 후에도 입원치료를 받느라 2주 뒤에야 교도소로 이송됐으며 이후에도 교도소 내 의료사동에 수감됐다고 한다.
그의 변호인은 “만약 현씨가 이씨 가족의 집에서 탈출하지 못했다면 그 역시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며 “의뢰인은 관련 혐의에 대해 무죄다. 조사가 끝나면 무혐의가 입증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현씨는 다른 이씨 가족과 함께 기소되지는 않았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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