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지난 14일(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행사를 경청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지난 16일(현지시각)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하지 않을 경우 100% 관세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의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반도체 기업도 겨냥한 압박으로 풀이돼, 한국 정부와 반도체 기업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은 이날 뉴욕주 시러큐스 인근 클레이에서 열린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신규 반도체 공장 기공식에서 취재진과 만나 “대만과의 무역협정에 명시된 잠재적인 관세가 한국의 반도체 제조업체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메모리 반도체를 만들고 싶은 모두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100% 관세를 내거나, 미국에 (공장을) 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경고성 발언은 미국 정부가 대만과 ‘반도체 관세 면제’를 골자로 한 무역 합의를 발표한 직후 나왔다. 미국은 대만 기업이 미국 내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짓는 조건으로, 건설 기간에는 생산능력의 2.5배, 완공 후에는 1.5배 물량까지 관세를 면제해주는 할당량 기반의 관세 혜택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블룸버그는 이 합의에 따라 대만 최대 반도체 기업 티에스엠시(TSMC)가 기존에 계획한 공장 6개 외에 최소 4개의 반도체 공장을 미국에 추가로 건설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한-미 무역협상 당시 한국산 제품 대부분에 15% 관세를 적용하기로 하면서도 반도체 분야는 확정하지 않은 채, ‘경쟁국(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는다’는 원칙만 확인한 상태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는 미국에 각각 370억달러(약 54조원)와 약 4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타결한 한-미 관세협상을 토대로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청와대는 18일 “한-미 공동 팩트시트에 명시된 대로 ‘불리하지 않은 대우 원칙’에 따라 우리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도 방미 일정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미국과의 관세협상에서 반도체 부분은 우리가 주요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대우받는다고 합의한 바 있다”며 “업계와 정부가 긴밀히 논의해 우리 기업에 최선의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미국과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김경욱 서영지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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