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에서 매년 열리는 이색 행사인 '바지 안 입고 지하철 타기(No Trousers Tube Ride)'가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속옷만 입고 지하철에 타고 있다. AP연합뉴스 |
이 행사는 지난 2002년 미국 뉴욕에서 소규모 장난처럼 시작됐다. 즉흥 퍼포먼스였던 이벤트는 입소문을 타며 빠르게 확산했고, 현재는 뉴욕·런던·토론토·프라하 등 전 세계 60여 개 도시에서 수천 명이 참여하는 연례행사로 자리 잡았다. 영국 런던에서는 '노 트라우저스 튜브 라이드(No Trousers Tube Ride)'라는 이름으로 엘리자베스 라인 등 주요 노선에서 진행하고 있다.
규칙은 단순하다. 바지를 입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다만 속옷 착용은 필수다. 코트나 목도리, 장갑 등 다른 복장은 자유롭게 착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하의를 입지 않았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않는 태도다. 참가자들은 주변의 시선을 개의치 않고 평범한 출근길 승객처럼 행동해야 한다. 행사의 취지에 대해 주최 측은 "이유는 재미뿐"이라고 강조한다. 사회적 메시지나 정치적 주장보다는 일상의 규칙을 살짝 비트는 유머와 해방감이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참가자들 역시 "웃음을 주는 장난", "겨울의 무료함을 깨는 이벤트"라고 입을 모은다.
이 가운데, '하의 실종' 퍼포먼스를 둘러싼 논란도 적지 않다. 2006년 뉴욕 행사 당시 일부 참가자들이 풍기문란 혐의로 체포되며 논쟁이 불거졌다. 그러나 법원은 "속옷을 착용한 상태에서 바지를 입지 않은 행위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라고 판단했고, 이후 행사는 합법적인 퍼포먼스로 인정받았다.
즉흥 퍼포먼스였던 이벤트는 입소문을 타며 빠르게 확산했고, 현재는 뉴욕·런던·토론토·프라하 등 전 세계 60여 개 도시에서 수천 명이 참여하는 연례행사로 자리 잡았다. AP연합뉴스 |
법의 판단과는 별개로 공공장소에서의 노출에 불쾌감을 느끼는 시민들이 존재하는 만큼, 매년 찬반 논쟁은 반복되고 있다. 국가별 반응도 엇갈린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 서구권에서는 비교적 관용적인 분위기 속에 축제처럼 받아들여지지만,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공공질서 훼손을 이유로 장소나 동선을 제한하기도 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 홍콩, 일본 등지에서 소규모로 열린 사례가 있지만, 문화적 정서와 공공장소 규범을 이유로 논란이 더 크게 일었다. 한국에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열린 적이 없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는 공공장소 노출에 대한 기준이 엄격한 편이어서 법적·사회적 논의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동시에 "선정성보다는 퍼포먼스와 유머로 접근한다는 행사 취지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관건"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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