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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인 거리'가 된 중국···갈 곳 없는 러 관광객 '우르르' 몰려갔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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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유럽 대신 중국으로 향하는 러시아 관광객이 빠르게 늘고 있다. 서방 제재로 하늘길과 결제망이 막히자, 러시아인들이 정치적 부담이 적고 물가가 저렴한 중국을 새로운 휴양지로 선택하고 있어서다.

9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최남단 하이난성 산야의 호텔과 해변은 이미 ‘러시아인 거리’가 됐다. 새해 전야에는 수백 명의 러시아 관광객이 중국 시간보다 두 시간 빠른 블라디보스토크 시간에 맞춰 러시아어로 새해를 맞이했다. 유럽 해변을 누비던 러시아인들이 이제 중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상징적인 모습이다.

배경은 명확하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연합(EU)이 러시아 항공기의 영공 통과를 금지하면서 직항 노선이 사라졌다. 비자 발급도 까다로워졌고, 비자·마스터카드 등 글로벌 결제망이 차단돼 러시아에서 발급한 카드로는 해외 결제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유럽 여행은 시간·비용·절차 모두에서 ‘고난의 길’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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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중국은 문을 열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9월 러시아 일반 여권 소지자에게 30일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고, 러시아도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화답했다. 정책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2026년 1월 초 일주일간 중국 접경 도시를 통해 입국한 외국인 관광객은 1만 명을 넘었고, 전년 대비 80% 이상 급증했다.

항공편도 폭증했다. 2025년 4월 한 달간 중국?러시아 노선 항공편은 1900편을 넘기며 1년 새 50% 이상 늘었다. 특히 하이난 산야를 찾은 러시아 관광객은 약 18만 명으로 1년 전보다 10배 이상 증가했다.

가격 경쟁력도 결정적이다.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전쟁 이후 거의 반토막이 났다. 유럽 여행이 중산층에게 부담이 된 반면, 중국은 직항 노선이 많고 숙박·식비도 유럽의 절반 수준이다. 여기에 러시아어 메뉴판, 러시아식 식단, 보드카까지 갖춘 ‘맞춤형 환대’가 더해졌다.

러시아 관광객의 중국 쏠림은 단순한 여행 트렌드를 넘어 양국 관계 변화의 단면으로도 해석된다. 유럽 대신 아시아로 방향을 튼 러시아, 그리고 내수와 관광을 살리려는 중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면서 중국은 러시아인의 새로운 휴양지이자 소비처로 자리 잡고 있다.

김여진 기자 aftershoc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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