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30일 경북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장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한-일본 양자회담에 앞서 악수를 한 뒤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오는 13일 일본 나라현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일본 총리 지역구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인 데다, 공동언론발표가 예정돼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조세이 탄광 조선인 유해 수습에 대한 협력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거론되는데, 이 경우 이재명 정부 출범 후 한·일 간 과거사 첫 공식 논의 사례가 된다.
11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13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나라현을 방문한다. 13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언론발표, 만찬 등을 한다. 14일에는 나라현의 대표적 문화유산이자 백제 건축기법의 영향을 받은 호류지를 다카이치 총리와 함께 둘러볼 예정이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은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일본 정상과의 5번째 정상회담이다.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0월 경주 정상회담에 이어 석 달 만에 다시 회담장에 마주 앉는다. 회담 후 양 정상이 내놓을 공동언론발표가 주목되는데 일부 과거사 문제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9일 브리핑에서 “이번 회담으로 조세이 탄광 문제 등 과거사 문제에 있어 한·일 양국이 인도적 측면에서 협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조세이 탄광은 야마구치현 우베시 연안에 있던 해저 탄광으로 1942년 갱도 붕괴로 조선인 노동자 136명 등이 수몰됐다고 알려진 곳이다. 탄광 폐쇄로 희생자 유해가 제대로 수습되지 못했는데, 인도적 차원의 유해 수습·발굴 조사에 필요한 협력 방안이 이번 회담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위 실장은 “서로 협의를 하고 있고, 유해에 대한 DNA 수사 등에서 새로운 진전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대일 희토류 수출 통제로 첨예해진 중·일 갈등에 대해 정상 간 의견이 오갈 가능성도 있다. 위 실장은 “수출 통제는 한국 역시 무관하지 않으며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문제”라며 “(논의가)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한·중정상회담 후 현지에서 지난 7일 연 간담회에서 중·일 갈등에 대해 “지금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매우 제한적으로 보인다”면서 “나설 때 나서야지, 안 나설 때 나서면 별로 도움이 안 될 수 있다”고 했다.
일본이 주도하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한국이 가입하는 문제도 의제가 될 수 있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달 업무보고에서 CPTPP 가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본은 일본산 수산물 수입 재개 문제가 먼저 해소돼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공동언론발표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는 미지수다.
공동언론발표에는 마약·스캠 등 초국가범죄 대응, 인공지능 등 미래 협력, 저출생·지방소멸 등 공통 사회 문제 대응, 인적 교류 확대 등에 관한 합의가 명기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일본 도쿄에서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와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외교·안보, 경제, 사회, 문화, 환경 등 5대 분야 양국 협력의 큰 그림을 밝혔다. 지난해 9월 부산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정부 간 공통 사회문제 협의체 운용방안을 담은 합의문이 도출됐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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