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전경. /조선DB |
2018년 삼성증권의 이른바 ‘유령 주식’ 배당오류 사태 때 주가 하락으로 손해를 입은 투자자에게 손해액의 절반을 배상해야 한다는 항소심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2-3부(재판장 예지희)는 투자자 A씨가 삼성증권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삼성증권은 A씨에게 약 2852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유령 주식 사태는 2018년 4월 6일 삼성증권 직원이 우리사주 배당금을 ‘주당 1000원’이 아닌 ‘1000주’로 잘못 입력하면서 벌어졌다. 당시 전산상 허위로 입고된 가짜 주식은 정관상 발행 한도를 훌쩍 뛰어넘는 28억1000만여 주에 달했다. 이를 배당받은 직원 중 16명이 501만주를 시장에 내다 팔면서 당일 장중 주가가 11% 이상 폭락했고, A씨는 회사의 주가 하락의 손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021년 1심은 “삼성증권이 금융 사고 등 우발 상황에 대한 위험 관리 비상 계획을 갖추지 않고 사후 대응을 잘못해 주가 폭락을 야기했다”며 A씨 손해액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삼성증권이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도 “삼성증권은 전자금융 거래가 안전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고 우리사주 배당 시스템의 내부 통제 제도를 갖추지 못해 배당 오류 사고를 일으켰다”며 기각했다.
다만 법원은 삼성증권의 배상 책임을 전체 손해액의 50%로 제한했다. 재판부는 “주가 하락은 삼성증권 직원들의 자본시장법 위반과 배임 등의 범죄행위가 끼어들어 발생한 것으로, 이로 인한 손해를 전부 삼성증권에게 책임지게 하는 것은 가혹하다”고 했다. 실제 시장에 물량을 팔아 주가 폭락을 일으킨 것은 착오로 입고된 주식임을 알면서도 이를 팔아치운 개별 직원들의 범죄 행위였기 때문에 회사가 모든 손실을 100% 떠안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것이다.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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