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가 27일 성남 가천대학교 비전타워 학생식당에서 대학생들과 나란히 앉아 점심을 함께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연단이 없었다. 마이크도 없었다. 식판 하나가 전부였다.
유은혜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가 27일 성남 가천대학교 비전타워 학생식당 긴 테이블에 조용히 앉았다. 데리야끼 파닭덮밥과 야채짬뽕탕, 김말이튀김이 올라온 검은 식판. 양 옆으로 대학생들이 채워졌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말이 흘러나왔다. AI가 과제를 대신 써주는 시대에 교수는 뭘 가르쳐야 하냐는 물음, 취업 준비를 하다 보면 정작 배움이 뒤로 밀린다는 하소연, 등록금은 올랐는데 강의실 냉난방은 그대로라는 이야기까지. 화려한 공약 발표 자리에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말들이었다.
유 예비후보는 낮 12시30분부터 학생들과 같은 메뉴를 앞에 두고 AI 시대 대학생활과 학업 고민, 읽기·쓰기의 중요성, 기본독서, 대안학교, 국정교과서 등 교육 전반을 넘나드는 대화를 이어갔다. 자신의 대학 시절 이야기를 꺼내며 세대 간 거리를 좁히는 장면도 연출됐다. 새 학기가 시작된 지 채 한 달이 안 된 캠퍼스에서 기대와 불안이 뒤섞인 청년들의 언어를 직접 흡수하겠다는 의도가 이 학식 한 끼 안에 압축돼 있었다.
밥상 소통은 오후 1시30분 공식 간담회로 이어졌다. 학생회관에서 열린 가천대글로벌캠퍼스 총학생회 간담회에는 박준기 총학생회장, 반선종 부총학생회장, 장민규 총괄대외국장, 이하민 경영대학 학생회장, 조영학 전국총학생회협의회 경기권역의장 등 재학생·졸업생이 자리를 채웠다.
이 자리에서 나온 의제들은 날카로웠다. 입시교육과 AI시대 교육 지원 방향, 코로나19 이후 급속히 심화된 비대면 관계 경향, 대학교 반값 등록금, 천원매점 운영, 진로·취업 연계교육 확대, 청년 지원 정책 강화 등 어느 하나도 교육감 한 명의 의지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무거운 현안들이었다. 그것이 이 간담회의 진짜 무게였다.
유 예비후보는 "새 학기를 맞은 대학 캠퍼스는 학생들의 기대와 고민이 가장 생생하게 드러나는 공간"이라며 "현장에서 직접 듣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경기교육의 방향을 더 구체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은 교실 안에서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삶 전반과 연결돼 있다"며 "앞으로도 캠퍼스를 비롯한 다양한 교육 현장을 찾아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경기도교육감은 유·초·중·고등학교를 관장하는 자리다. 대학은 엄밀히 권한 밖이다. 그럼에도 유 예비후보가 대학 캠퍼스를 찾은 이유는 분명하다. 고등학교를 막 졸업하고 대학에 온 이 청년들이 경기도 교육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입에서 나온 말은 경기교육이 무엇을 잘했고 무엇을 놓쳤는지를 가장 솔직하게 드러내는 성적표다.
[이투데이/경기인천취재본부 김재학 기자 ( Jo801005@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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