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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건설 회장 “김건희 목걸이 선물, 정권 도움 받으려 ‘보험용’으로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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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씨(파면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아내)가 지난해 9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건희 여사에게 1억원대 금품을 건넨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차기 정부와 친분을 다지고,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보험 성격’으로 금품을 건넸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김 여사가 선물을 받은 뒤 “도와줄 게 없냐”고 물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조순표)는 26일 김 여사의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 사건 공판을 열고 이 회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 재판부는 윤석열 전 대통령 임기 전후로 있었던 김 여사의 5가지 매관매직 사건을 심리하고 있다.

이날 이 회장의 법정 증언에 따르면, 김 여사와 이 회장은 2021년 11월 서울 서초구의 한 식당에서 처음 만나 서로 알게 됐다. 이 회장은 과거 ‘친문(재인) 기업’으로 오해를 받은 적이 있어 차기 정부와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 관계를 유지해왔고,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22년 3월15일에는 김 여사를 다시 만나 “당선 축하 겸 보험 성격으로” 6000만원대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선물했다고 말했다. 한 달 뒤인 2022년 4월8일에는 3000만원대 브로치, 2000만원대 귀걸이 등도 건넸다고 한다.

이 회장은 당시 김 여사의 반응에 대해 “반가워하는 기색이었다”며 “서희건설에 뭐 도와줄 거 없냐”고 물었다고 증언했다. 이때 이 회장은 맏사위인 박성근 전 부장검사를 언급하면서 “좋은 자리가 있으면 우리 사위를 데려가 써달라”는 취지로 대답했다고 한다. 다만 “사위 문제로 이미 보상을 받는 상황이 되면, 정작 필요할 때 부탁하기 어려워질까 우려됐다”며 이후에는 사위 인사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 여사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순방 때 이 회장에게서 받은 귀금속을 모두 착용해 논란이 됐다. 당시 이 회장은 “도대체 공식 석상에서 왜 값비싼 물건을 착용해서 논란을 일으키는지 의문이었다”며 자신이 선물했다는 사실이 탄로 날까 봐 걱정됐다고 설명했다.

이후로도 이 회장은 삼청동 안전가옥(안가)에 5~6차례 방문해 김 여사를 독대했다고도 진술했다. 김 여사는 당시 ‘사람들이 나를 너무 나쁘게 얘기해 괴롭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고, 자신에게 ‘사위는 공직생활 잘 하고 있냐’며 안부도 물었다고 한다. 이에 이 회장은 ‘사위가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임명되는 데 김 여사가 힘을 쓴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이 회장은 김 여사에게 줬던 선물을 돌려받은 경위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 회장은 2023년 7월 김 여사의 비서로부터 먼저 연락을 받아 한 식당에서 김 여사를 만났고, 이때 김 여사가 “그동안 잘 썼다”며 목걸이와 브로치를 돌려줬다고 한다. 이 회장은 “갑자기 (선물을) 돌려주니까 ‘나에 대한 신뢰가 없어졌나’ ‘앞으로는 만나지도 못하고 부탁도 안 들어주겠네’ 싶어 불안했다”면서도 “(선물을 돌려준 데는) 여러 가지 이유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특검팀이 ‘영부인의 명품 착용이 문제가 되고 지탄을 받자 서둘러 돌려준다고 생각했나’라고 묻자 이 회장은 “그런 생각도 했다”고 답했다.

김 여사 측은 이 회장에게 ‘실제 청탁을 들어주지는 않았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김 여사 측 변호인은 박 전 부장검사가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아닌 다른 자리를 원했다면서 “영부인이 신경 썼다면 원하는 자리에 가지 못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또 귀금속은 모두 잠시 빌린 것이었고, 3개 장신구 중 귀걸이는 찾지 못해 돌려주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이 회장은 “빌려준 게 아니라 선물로 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김 여사는 이 회장에게 선물 받은 장신구에 대해 ‘현지에서 빌렸다’거나 ‘모조품인데 잃어버렸다’는 거짓 해명을 해왔다. 그런데 이 회장이 지난해 8월 김건희 특검팀에 “내가 선물한 게 맞다”는 자수서를 제출하면서 수사가 본격화했다. 이 회장은 재판에서도 혐의를 모두 인정했고, 특검은 이 회장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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