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클의 주가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부진하다가 4분기 실적발표 이후 반등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USDC 유통량은 753억 달러(약 113조 원)로 전년 대비 72% 늘었고, 온체인 거래량은 11조 9000억 달러(1경 7918조 원)로 247% 급증했다. 의미 있는 지갑 수도 680만 개로 5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매출 및 준비금 수익은 7억 7000만 달러로 77% 늘었고, 조정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1억 6700만 달러로 412% 증가했다.
시장이 서클에 프리미엄을 주는 이유는, 단순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를 넘어 ‘AI가 직접 결제하는 시대’를 대비한 인프라를 먼저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인공지능 에이전트가 스스로 거래를 수행하는 환경이 현실화될 경우, 그 결제를 실제로 처리하는 통로를 서클이 선점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아직 매출로 완전히 입증된 단계는 아니지만, “AI가 결제하려면 어떤 인프라를 써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가장 빠르게 답을 내놓고 있는 회사로 평가된다.
서클은 AI가 스스로 결제를 처리하는 환경이 확산될수록 자사 결제 인프라와 USDC 수요가 함께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클은 게이트웨이 테스트넷에서 AI 에이전트가 사람 개입 없이 서로 다른 블록체인 간 USDC를 자동으로 이동시키고 거래를 실행하도록 한 결과 거래 비용은 0.001센트 수준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서클은 한쪽에서는 AI 에이전트 결제를 준비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은행·결제회사·기업을 연결하는 제도권 결제망을 넓히고 있다. 결국 에이전트 결제의 본질은 “기계가 돈을 보내는 것”인데, 그 돈이 실제 금융 시스템으로 들어가려면 규제·정산·유동성 레일이 필요하다. 최근 그 레일의 확장 속도가 숫자로 확인되고 있다.
최근 금리 인상 우려 국면도 서클에게는 우호적이다. 지난해 4분기 서클의 준비금 수익은 7억 33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69% 증가했는데 이는 USDC 유통량 100% 증가가 주된 요인이었다. 금리 하락 압력을 일부 받으면서도 유통량 증가로 이를 상쇄한 결과다. 준비금이 장기채처럼 길게 묶여 있는 구조가 아니라 짧은 만기의 현금성 자산 중심이기 때문에,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고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수록, 준비금 수익 방어에는 오히려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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