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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훈련 통지서 미전달' 형사처벌 과도"…옛 병역법 '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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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관 전원일치…"공적 의무를 개인에 전가, 비례원칙 위반"

파이낸셜뉴스

김상환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들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병역법 제85조 위헌제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사건 등 선고를 위해 대심판정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예비군 동원훈련 소집통지서를 본인에게 전달하지 않은 가족 등 대리수령자를 형사처벌하도록 한 옛 병역법 조항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26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대구지법이 제청한 옛 병역법 제85조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해당 조항을 두고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된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문제가 된 조항은 소집통지서를 전달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본인에게 전달하지 않을 경우 6개월 이하 징역 또는 1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한 규정이다. 해당 조항은 지난해 1월 형사처벌에서 과태료 부과로 완화됐다.

이번 사건은 아들의 동원훈련 소집통지서를 대신 수령하고 전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소된 한 아버지의 사건에서 비롯됐다. 대구지법은 재판 중 해당 조항의 위헌 여부가 쟁점이 된다고 보고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위헌법률심판은 법률 조항의 위헌 여부가 진행 중인 재판의 결론에 영향을 미칠 때, 재판을 멈추고 헌재 판단을 구하는 제도다.

헌재는 국가가 수행해야 할 통지 업무를 개인에게 전가한 점을 문제 삼았다. 헌재는 "병력동원훈련을 위한 소집 통지서 전달 업무는 정부가 수행해야 하는 공적 사무"라며 "정부는 직접 전달방식 외에도 우편법령에 따른 특별한 송달 방법이나 전자문서의 방식을 사용해 병역의무자에게 소집 통지서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조항은 병역의무자 본인이 부재중이기만 하면 병역의무자의 세대주등이라는 이유만으로 세대주 등에게 소집 통지서를 전달할 의무를 위반하면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형사처벌까지 하고 있다"며 "해당 조항의 태도는 병력동원훈련을 위한 소집 통지서의 전달이라는 정부의 공적의무와 책임을 단지 행정사무의 편의를 위해 개인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것이 실효적인 병력동원훈련 실시를 위한 전제로 그 소집을 담보하고자 하는 것이라도 지나치다고 아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당 조항은 국가안보의 변화, 사회문화의 변화, 국방의무에 관한 인식의 변화 등과 같은 현실의 변화를 외면한 채 여전히 병역의무자의 세대주 등에 대해 단지 소집 통지서를 본인에게 전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하고 있다"며 "그 필요성과 타당성에 깊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헌재는 과태료 등 행정제재로도 목적 달성이 가능하다고 보고 "해당조항은 훨씬 더 형사처벌을 하고 있어 그 자체만으로 형벌의 보충성에 반하고 책임에 비해 처벌이 지나치게 과도해 비례원칙에도 위반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이번 위헌 결정은 병역의무 통지 가운데 '병력동원훈련소집 통지서'에 한정된 판단이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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