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경보 울리다 꺼졌다···오작동인 줄” 경찰, 안전공업 직원 진술확보

댓글0
직원들 “한 달에 한 번 오작동했다”
대표 등 경영진 6명 출국금지 조치
경향신문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화재 참사 현장에서 지난 25일 경찰이 현장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대전|문재원 기자


대전 안전공업 화재 참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불이 날 당시 경보기가 울리다 꺼졌다는 직원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직원들이 경보기 오작동으로 착각하면서 대피가 늦어져 대형 참사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 부분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또 손주환 대표 등 안전공업 경영진 6명을 출국금지 했다.

대전경찰청 ‘대덕구 공장 화재 사건 전담수사팀’은 공장 관계자들로부터 “불이 났을 때 처음에 화재경보기 소리를 들었는데 불과 얼마 안돼서 바로 꺼졌다”는 공통된 진술을 확보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공장 관계자들은 “(경보기가 울리다 꺼져) 평소처럼 오작동인 줄 알았고, 사람들이 소리지르는 것을 듣거나 연기를 목격한 후에야 대피를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일부 직원들은 “(많으면) 한 달에 한 번, 두세 달에 한번 정도 경보기가 오작동 하는 경우가 있었다”고도 진술했다.

경찰은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2층 휴게공간에 있다 대피한 직원들에 대한 조사도 진행했다. 직원들은 당시 휴게 공간에서 쪽잠을 자거나 휴대전화를 보며 쉬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에 있다 대피한 직원들 역시 “경보기 소리를 들었는데 꺼져서 그대로 쉬고 있었고, 출입구 쪽 연기를 보거나 고함 소리를 듣고 대피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이 같은 진술을 토대로 화재 당시 울렸던 경보기가 꺼진 원인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공장에는 아날로그 방식의 ‘P형’ 화재 경보기가 설치돼 있어 작동 로그 기록은 확보하지 못했지만 정상 작동 여부는 확인 가능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조대현 대전청 광역범죄수사대장은 “화재 경보기가 중간에 꺼진 것이 대피 지연의 가장 큰 이유로 보이기 때문에 누가 경보기를 끈 것인지, 시스템의 문제였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과 소방 당국이 현재까지 발화 지점으로 추정하는 곳은 공장 1층이다. 경찰은 최초 목격자로부터 “동관 1층 4라인 위 집진 시설 덕트에서 불꽃이 나는 것을 봤다. 소화기로 달려갔는데 확산 속도가 너무 빨랐고, 어디선가 ‘빨리 피해야 한다’는 소리를 듣고 빠져나왔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덕트는 분진, 유해 가스 등을 모아 집진기로 이송하는 배관을 말한다.

“화재 경보기 꺼진 이유 들여다 볼 것”


화재 발생 당시 공장 1층에서 근무한 것으로 확인된 직원은 최초 목격자 1명뿐이다.

경향신문

안전공업 화재 참사 희생자 발인이 이뤄진 지난 25일 대전 중구 한 장례식장에서 유족들이 관을 잡고 오열하고 있다. 대전|문재원 기자


지난 20일 오후 1시 17분쯤 대전 대덕구 문평동 안전공업 공장에서 불이 나면서 공장 1개 동을 모두 태웠다. 불은 화재 발생 약 10시간 30분 만인 오후 11시 48분쯤 꺼졌다. 이 불로 14명이 사망했고, 60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사망자 중 9명이 탈의실과 운동기구, 휴게실 등이 있던 2층 휴게 공간에서 발견됐다. 휴게 공간 입구 바깥쪽에서도 희생자 1명이 수습됐다. 이 휴게 공간은 무허가 증축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번 화재 참사와 관련해 손 대표 등 안전공업 경영진 6명을 출국금지 조치하고, 이들을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입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회사 관계자 등 50여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압수수색을 통해 안전공업에서 확보한 256점의 압수물 분석도 진행 중이다.

노동당국도 손 대표 등 회사 관계자들을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화재 희생자 중 2명은 하청업체 소속으로, 불법 파견 여부도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한편 손 대표는 이날 딸(안전공업 상무)과 함께 대전시청에 마련된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그는 최근 막말 논란과 관련해 “부주의한 발언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모든 분들 특히 희생자와 유가족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사고 수습과 피해 보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고와 안전관리 책임 등을 묻는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죄송하다”고 했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경향신문 주요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

이 기사를 본 사람들이 선택한 뉴스

  • 세계일보영월군, 임신·출산·돌봄 맞춤형 지원…"저출생 극복에 최선"
  • 파이낸셜뉴스한국해양대·쿤텍·KISA, ‘선박 사이버 침해사고 대응 기술 연구' 맞손
  • 이데일리VIP 고객 찾아가 강도질한 농협 직원…"매월 수백만원 빚 상환"
  • 헤럴드경제“김치·된장찌개 못 먹겠다던 미국인 아내, 말없이 애들 데리고 출국했네요”
  • 뉴스핌김해 나전농공단지에 주차전용건축물 조성…주차 편의 도모

쇼핑 핫아이템

AD